[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미국 중앙은행이 9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린 16일(현지시간) 세계 금융시장은 큰 혼란없이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세계 금융·자원 시장은 ▲예고된 금리인상 ▲미국 경제회복 기대감 ▲향후 점진적 금리인상 예고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또는 개별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가격 등락에 영향을 줬으나 예상 밖의 혼란은 없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특히 금리가 오르면 대체로 대체로 가격이 떨어지는 주식, 금 시장 등 대부분의 금융 관련 시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은 이미 예고됐다"는 분위기 속에 "향후 금리인상은 점진적으로 이뤄진다"는 안도감 덕분에 상승세로 마감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는 이날 금리·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현재의 0.00%∼0.25%에서 0.25%∼0.50%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2006년 6월 이후 9년 6개월만의 첫 기준금리 인상이다.
연준은 성명에서 "올해 고용 여건이 상당히 개선됐고 물가가 중기목표치인 2%로 오를 것이라는 상당한 확신이 있다"며 금리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또 "이번 인상 후에도 통화정책의 입장은 시장 순응적으로 남을 것"이라며 향후 경제상황에 연동된 '점진적' 금리인상 방침을 시사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24.18포인트(1.28%) 오른 17,749.09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29.66포인트(1.45%) 상승한 2,073.07에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75.78포인트(1.52%) 뛴 5,071.13에 거래를 끝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주식시장은 대체로 가격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이날 뉴욕증시가 일제히 오른 것은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이미 예고된 결정이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의 이번 금리 인상 결정은 그만큼 "미국 경제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전망이 퍼진 것도 주가에는 긍정적인 재료가 됐다.
여기에 '앞으로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리겠다'는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 의장도 발언도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불안심리를 누그려뜨려 주가상승에 도움이 됐다.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발표 전에 장을 마감한 유럽증시는 소폭 상승세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날보다 0.72% 오른 6,061.19로 마감해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지수도 0.18% 상승한 10,469.26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 역시 0.22% 오른 4,624.67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지수도 0.24% 오른 360.43을 기록했다.
유럽증시가 일제히 오른 것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는 시장의 안도감 덕분으로 풀이됐다. 다만, 미국의 기준금리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퍼져 거래량은 줄었다.
국제유가는 크게 떨어졌다.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 전망이 유가를 떨어뜨린 측면도 일부 있지만, 무엇보다 지난 주말 미국의 원유재고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 국제유가를 큰 폭으로 떨어뜨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83달러(4.9%)나 하락한 배럴당 35.52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09년 2월 이후 최저가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브렌트유도 1.27달러(3.3%) 내린 배럴당 37.18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주말 기준 원유재고량이 480만 배럴이나 증가한 4억9천70만 배럴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예상치 140만배럴 증가를 크게 웃돈 것이다.
다만, 재닛 옐런 미국 연준 의장이 '앞으로 점진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밝힌 이후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 유가에는 호재가 됐지만 이미 거래가 끝나 반영되지 못했다.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발표 이전에 장을 마감한 금값은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물 금가격은 전날보다 15.20달러(1.4%) 오른 온스당 1,076.80달러에 마감했다. 사흘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금값은 떨어지고 반대로 금리가 인하·동결되면 금값은 대체로 오른다. 하지만, 이날 금값은 이번 금리인상이 '이미 예고됐다'는 분위기때문에 반대로 상승했다.
아울러 미국 중앙은행이 앞으로도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도 금값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채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 발표 직후 오히려 국채수익률이 약보합세를 보여 채권가격이 다소나마 강세를 나타냈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거나 동결하면 대체로 국채 수익률은 떨어지게 돼 국채 가격은 오른다. 반대로 금리가 오르면 국채 수익률은 오르게 돼 가격은 떨어진다.
하지만,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 직후 옐런 의장의 '향후 점진적 금리 인상' 발언이 나오자 안전자산인 채권에 대한 선호심리가 일시적으로 높아졌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금리인상 발표 직후 3bp(1bp=0.01%포인트) 하락한 2.26%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혀 변화없이 0.99%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