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여성 흡연이 불임과 조기폐경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이 대규모 추적조사 결과 확인됐다.
이와 함께 직접 담배를 피우지 않고 간접흡연에 노출되기만 해도 이러한 위험은 커진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밝혀졌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이는 미국 로스웰 파크 암연구소(Roswell Park Cancer Institute)의 앤드루 하일랜드 박사 연구팀이 여성건강관찰연구(WHIOS)에 참가하고 있는 여성 8만 8천73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장기간의 조사분석 결과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현재 담배를 피우는지, 피우다 끊었는지, 몇 살부터 시작해 하루 몇 개비씩 몇 년 동안 피웠는지를 물었다.
담배를 피운 일이 없는 여성에겐 어렸을 때 또는 성인이 되었을 때 흡연자와 함께 살았는지, 그렇다면 얼마나 오래 함께 살았는지, 직장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되었는지를 물었다.
이와 함께 불임치료 경험과 폐경 나이도 조사해 직·간접 흡연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배우자에겐 문제가 없는데 1년 이상 임신시도에 실패해 불임치료 클리닉을 찾은 여성은 1만3천621명(15.4%)였다.
분석 결과 현재 담배를 피우고 있거나 과거 담배를 피우다 끊은 여성은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은 여성에 비해 불임 위험이 14%, 조기폐경 위험이 2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5세 이전에 흡연을 시작한 여성은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고 간접흡연에 노출된 일도 없는 여성에 비해 폐경을 평균 22개월 일찍 경험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담배를 하루 25개비 이상 피운 여성은 전혀 피우지 않은 여성에 비해 폐경이 약 18개월 일찍 왔다.
불임과 조기폐경 위험은 간접흡연에 노출된 여성도 결코 적지 않았다.
어린시절 흡연자와 최소한 10년 이상 함께 살거나 집에서 담배를 피우는 배우자와 20년이상 같이 생활하거나 직장에서 담배 피우는 동료와 함께 10년 이상 일한 여성은 간접흡연에 노출된 일이 없는 여성에 비해 불임 위험이 1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간접흡연 기회가 가장 많은 여성은 가장 적은 여성에 비해 폐경이 평균 13개월 빨랐다.
이 결과는 교육수준, 체중, 운동, 초경 연령, 경구피임약 사용 등 다른 요인들을 감안한 것이다.
흡연과 담배연기 노출이 불임 또는 조기폐경 위험과 연관이 있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담배연기 속의 독성물질들이 여성의 생식기능과 호르몬 분비를 방해했기 때문일 것으로 하일랜드 박사는 추측했다.
조기폐경이 임상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조기폐경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학저널(BMJ) 자매지 '담배 통제'(Tobacco Control) 온라인판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