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올해 과학계를 떠들썩하게 한 최고 화두로 유전자 개량에 새로운 지평을 연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가 선정됐다.

17일(현지시간) AFP와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세계 저명 과학저널인 '사이언스'는 2015년 과학계의 획기적인 성과를 보인 연구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등 10개를 선정해 발표했다.

10대 성과 가운데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단연 첫 손으로 꼽혔다.

유전자 가위는 인간·동식물 세포의 유전체 교정을 위해 특정 염기서열을 찾아내 해당 부위 DNA를 절단하는 효소를 말한다.

이 가운데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다른 유전자 변형 기술보다 효율성은 물론 가격, 기술 용이성 면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인다.

연구진은 올해 돼지 유전자 가운데 잠재적으로 해로운 DNA를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성공적으로 제거했다. 동물과 사람 간 장기 이식을 위한 큰 장애물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특히 줄기세포·체세포에서 유전병 원인이 되는 돌연변이를 교정하거나 항암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둘러싼 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중국 중산대학의 황쥔주 박사팀은 올해 4월 불임 클리닉에서 독자 생존이 불가능한 인간 배아를 얻은 뒤 치명적인 혈관질환인 '지중해성빈혈'을 일으킬 수 있는 유전자에 대한 편집을 시도해 성공했다.

독자 생존이 불가능한 인간 배아를 상대로 한 실험이기는 하지만 인간 배아를 놓고 처음으로 유전자 편집 실험이 이뤄지면서 윤리 문제에 대한 논란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일반인 등을 상대로 한 온라인 투표에서 전체의 20%를 얻어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보낸 무인 우주탐사선 뉴호라인즈스의 명왕성 탐사(35%)보다 뒤졌지만 과학자 등의 추천으로 최고 자리에 올랐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와 명왕성 탐사 이외에 에볼라 백신, 뇌 내부 림프 체계 존재, 이스트로 만든 진통제 등이 과학계 10대 뉴스에 꼽혔다.

최고 300만년 전 살았던 새 인류 '호모 나레디' 화석 발견과 8천년 전의 유골 '케네윅 인간'의 DNA 분석 등도 올 한해 주목받은 이슈였다.

사이언스는 또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의 논란을 일으킨 황쥔주 박사를 10대 인물의 맨 윗자리에 올렸다.

나사에서 뉴호라이즌스 연구를 이끄는 앨런 스턴 연구원, 크리스티나 피게레스 유엔 기후변화 사무국장,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 등도 10대 인물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