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병역을 회피하기 위해 당신은 어디까지 갈 수 있습니까"

고아로 위장하고 학력을 속이고, 가짜 장애인 행세까지, 병무청의 징병검사관을 속이는 병역범죄 수법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19일 병무청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올해 11월까지 특별사법경찰관에 적발된 병역회피 범죄 건수는 141건에 달했다.

적발된 병역 범죄 유형을 보면 정신질환 위장이 39명으로 가장 많았다. 고의로 몸에 문신을 새긴 사례가 32건으로 두 번째를 차지했고, 고의체중 증·감량 25건, 안과질환 위장 20건, 기타 25건 등으로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기타 25건을 보면 범죄 수법이 유치하면서도 기상천외하다고 병무청은 설명했다.

2013년 11월 유모씨(24)는 하지 연장 수술을 받고 나서 후유증이 있다고 속여 장애인으로 등록, 병역처분변경원을 제출해 면제를 받았다. 같은 해 12월 조모씨(21)는 고아는 군 면제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보육원에서 산 적도 없지만, 고아로 위장 등록해 면제 판정을 받았다.

또 그해 11월 김모씨(26)는 미국 대학에 유학을 간 사실을 숨기고 한국에서 초등학교를 중퇴했다고 속여 면제됐다. 서모씨(26)는 징병검사 때 무릎을 고의로 굽혀 키를 줄여 면제됐다.

김모씨(23)는 지난해 8월 보행에 지장이 없는 데도 불필요하게 척추 수술을 받아 척추 운동이 제한된다는 사유로 면제 판정을 받았다.

올해 3월 양모(23) 씨는 징병검사 때 양측 허벅지에 지점토를 붙여 고의로 체중을 늘리는 수법으로 면제를 받으려다 적발됐다.

병무청은 "적발된 사람들은 징병검사장에서 면제 판정을 받았지만 나중에 특별사법경찰관의 추적 수사로 덜미가 잡혔다"며 "한순간 속일 수 있을지는 몰라도 반드시 적발된다"고 말했다.

병무청은 2009년 고의로 어깨 탈구 및 수술, 환자 바꿔치기 수법 등의 병역회피 사건이 발생하자 2012년 4월부터 40명의 특별사법경찰관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