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창원 몽고식품 회장이 운전기사를 상습 폭행하고 욕설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9월부터 국내 대표 장수기업으로 손꼽히는 몽고식품 김만식(76) 회장의 운전기사로 일한 B씨는 김 회장으로부터 ‘특별한 이유 없이 자주 정강이와 허벅지를 발로 걷어차이고 주먹으로 맞는 등 상습적으로 폭행당했다’고 23일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지난 10월 중순에는 김 회장 부인의 부탁으로 회사에 가있는 사이 김 회장으로부터 "왜 거기에 있느냐"는 불호령을 받고 서둘러 자택으로 복귀했다가 구둣발로 낭심을 걷어차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병원 진료를 받은 B씨는 아랫배 통증이 계속된 탓에 일주일간 집에서 쉬어야만 했다.
김 회장은 B씨에게 수시로 욕설을 뱉기도 했다. B씨가 휴대전화로 녹음한 파일에는 김 회장이 운전 중인 B씨에게 "개자식아" "X발놈" "싸가지 없는 새끼…문 올려라, 춥다"고 말한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이런 대우를 견뎠다고 밝힌 B씨는 지난달 말 회사로부터 '회장 지시가 있어 그만둬야 할 것 같다'는 통보를 받았고 지난 15일자로 권고사직됐다.
B씨는 "김 회장은 기분이 나쁘거나 하면 거의 습관처럼 폭행과 욕설을 했다. 나는 인간이 아니었다"고 밝히며 "행선지로 가는 길이 자신이 알던 길과 다르거나 주차할 곳이 없으면 욕을 일삼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사하고 나서야 알았지만 숱한 운전기사들이 (이런 대우를) 거의 다 겪었다고 들었다"며 "한 인격체를 모독한 말과 행동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걸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B씨는 이달 안으로 고용노동부에 김 회장의 폭행·욕설 사실을 신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련의 사실이 언론에 전해진 뒤인 이날 오후 B씨는 몽고식품 관계자로부터 "회장이 직접 사과하겠다고 한다. 연락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지만 현재까지 어떤 사과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몽고식품 측은 이날 오전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만 답변한 바 있다.
B씨의 폭로 이후 김 회장이 직원들에게 인격비하 발언을 하는 등 언행에 문제가 많았다는 전 관리부장 C씨의 추가 주장도 나와 B씨의 주장에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달 회사를 떠난 C씨는 "김 회장이 직원들을 '돼지' '병신' 등으로 부르기도 했다"며 "술을 마시면 기물을 던지거나 파손하는 일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1905년 설립돼 올해 창립 110주년을 맞은 몽고식품은 몽고간장으로 유명하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장수기업 가운데 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