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이 유럽으로 건너온 피난민 가운데 젊은층에게는 고국으로 돌아가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와 싸우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남겨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각) 제만 대통령은 배포한 성탄 메시지에서 유럽으로의 난민 유입이 "자연스러운 이동이 아닌 잘 조직된 침략이라고 확신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늙고 병들거나 어린 난민에 대해 박애 정신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건강한 미혼의 젊은이들은 "고국으로 되돌아가 이슬람 성전주의자(지하디스트)와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만 대통령은 전쟁에 찌든 고국을 등지는 것이 IS의 세력을 강화해줄 뿐이라며 현재의 상황을 독일 나치 치하였던 1939∼945년 많은 이들이 체코를 떠났던 상황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극우 정치인 등이 조직해 프라하에서 연 반(反)이슬람 집회에 참석하는 등 반 난민 성향을 여러 차례 내보인 바 있다.
대통령의 돌출 발언을 줄곧 비난해온 보후슬라프 소보트카 총리는 이번 메시지도 "편견에 바탕을 두고 매사를 거두절미해 단순화하는 습관"에서 나왔다고 의미를 깎아내렸다.
초대 민선 대통령인 제만 대통령은 2013년 취임한 이래 거침없는 발언을 일삼았다. 작년에는 빚에 찌든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퇴출되면 바로 그 다음 날 체코가 유로존에 가입해야 한다고 밝혀 그리스 정부가 대사를 소환하는 등 외교 마찰을 빚었다. 그리스 정부는 근 2년 만인 지난 22일에야 주체코 대사의 복귀를 명령했다.
체코 국민 70% 가까이가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가운데 체코와 슬로바키아 등은 유럽연합이 추진하는 회원국별 난민 할당제를 거부하고 있으며 유럽에 도착한 100만 명 넘는 난민들도 체코에 정착하길 꺼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