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부산 사하을이 심상치 않다. 총선 100일 앞둔 시점에서 더불어민주당 조경태 의원의 아성처럼 느껴지던 이곳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젊은 피’이호열 고려대 교수가 새누리당 후보로 가세하면서 20대 총선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부산 사하을은 지난 17대·18대·19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내리 3선을 차지했다. 3번의 선거에서 조경태 의원과 맞붙었던 후보들은 모두 지역 출신이 아닌 그야말로 낙하산 공천이었다. 여야 낙동강 벨트의 중심축인 부산은 이번 총선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만큼 새누리당은 이번만큼은 반드시 탈환을 꿈꾸는 곳이기도 하다. 반면 야당으로서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전략기지다.
새누리로서는 그동안 뚜렷한 대항마가 없었다는 지적이 뼈아픈 곳이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내리 3선을 한 조경태 의원에 대해 더민주 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야당 일각에서는 새누리당 텃밭인 부산에서 한 목소리를 내야하는데 조경태 의원이 그런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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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사하을에 새누리 공천경재에 뛰어 든 이호열 교수는 사하을 토박이다. 이 교수는 “지난 세 번의 총선에서 빼앗긴 12년 동안 사하을 지역의 발전이 정체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힘 있는 여당후보가 이 지역의 국회의원이 되어 호랑이와 같은 기세와 열정으로 낙후된 사하을 지역을 살려내야 한다”고 말했다. |
부산 사하을의 이상 기류에 새누리당에서는 ‘젊은 피’ 이호열 교수와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 최봉홍(비례대표) 국회의원, 조정화 부산시의원, 김태식 당 국제위원, 김영수 당 중앙위원회 부의장 등이 공천경쟁에 뛰어 들었거나 가세할 조짐이다.
눈에 띠는 인물은 지역 토박이 이호열 고려대 교수다. 이 교수는 지난 12월 15일 예비후보등록을 한 후 자체여론조사 결과 등에서 꾸준한 상승세로 인지도를 높여 가고 있다고 크게 고무되어 있다.
일각에서는 이 교수의 인지도 상승 원인을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를 지역에서 졸업한 토박이라는데 주목하고 있다. 이외에도 법학을 전공하고 고려대 언론대학원에서 언론법과 지적재산권을 가르치고 있는 이 교수가 대학생들의 필독서로 정평이 난 ‘아카데미토플’의 저자라는 점이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얼굴이 잘 알려진 SBS 아나운서 출신의 아내 오승연 고려대 교수의 현장 누비기도 일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달 이 교수의 저서 ‘아버지의 눈’ 출판기념회에서 이 교수의 어린시절이 알려지면서 공감을 얻고 있다. 이 교수는 “6.25 참전으로 시각장애인이 되신 아버지를 회상하며 좌절과 소외감속에서 일찍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기댈 언덕이 없고 소외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겠다는 소명의식으로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감천동 판자집에서 태어나 상이용사인 아버지를 돕기 위해 초등학생시절부터 나물장사와 연탄배달로 가족의 생계를 도우면서 소년가장의 역할을 하며 고학한 이 교수는 “사하을 지역의 학생들과 젊은이들이 고난과 역경을 딛고 당당히 일어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금수저로 태어난 부잣집 아들만 성공하는 게 아니라 가난한집 아들도 기회 균등이 보장된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이 교수는 “지난 세 번의 총선에서 빼앗긴 12년 동안 사하을 지역의 발전이 정체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힘 있는 여당후보가 이 지역의 국회의원이 되어 호랑이와 같은 기세와 열정으로 낙후된 사하을 지역을 살려내야 한다”며 자신있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