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캄보디아에 외화를 벌러온 북한 의사 2명이 사망한 가운데 이들의 죽음에 의심스러운 측면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일 간 워싱턴포스트(WP)는 4일(현지시각) 캄보디아에서 외화벌이 중이던 북한 의사 2명이 미심쩍은 경위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현지 프놈펜포스트를 인용, 지난 2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북부 주택가에 있는 병원 겸 자택에서 북한 의사 A(56)와 B(50)가 숨졌다고 전했다.
캄보디아 경찰은 "부검 결과 사인은 심장마비"라며 "두 의사의 아내들이 이들을 발견했을 때 이들은 술을 많이 마시고 체온이 매우 높아진 상태였다고 한다"고 밝혔다.
역시 의사인 두 아내는 경찰 조사에서 "집에 도착해 (남편들의) 상태를 보니 체온이 섭씨 40도가 넘었고 심장박동이 비정상이었으며 맥박이 이례적으로 약했다"며 "취한 상태를 완화하려고 약물을 주사했지만 1시간 뒤 심장마비가 와서 숨졌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두 의사가 모두 사망한 후에야 북한 대사관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 1구의 가슴과 복부에 긁힌 자국이 있어서 죽음이 의심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긁힌 자국은 (사망자가) 가슴의 통증 때문에 손톱으로 가슴과 배를 긁어 직접 만든 것"이라는 아내의 설명을 받아들였고, 북한 대사관도 여기에 수긍함에 따라 사건은 종결됐다.
프놈펜포스트는 사건 장소를 방문했으나 불친절한 북한 남성 4명이 "우리는 언론인과 인터뷰를 원하지 않는다"며 막아섰다고 전했다.
프놈펜과 앙코르와트로 유명해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시엠립에는 외화를 벌러 나온 북한 의사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중국 섬유공장, 러시아 벌목장, 중동 건설현장, 동남아 탄광 등 세계 각지에 5만명 이상의 인력을 파견해 외화를 벌고 있다.
외국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수입의 3분의 1을 자신이 가질 수 있는데 이는 본국에서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
외국에 나간 북한 의사의 사망 사건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 나이지리아 북동부에서 북한 의사 3명이 이슬람 급진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으로 추정되는 세력에 의해 살해됐다.
지난해 5월에는 리비아에서 북한 의사와 그의 아내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납치됐다.
WP는 북한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죽음들이 많다며 2013년 처형당한 장성택이나 최근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양건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 등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