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여파와 방학 등으로 헌혈자 수가 급감하면서 전국 혈액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정부는 고육책으로 말라리아 유행지역에서도 헌혈을 한시적으로 허용키로 했다.
8일 대한적십자사 경기혈액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기준 적혈구제제 보유량은 1.8일분(O형 1.6일분, A형 1.7일분, B형 2.1일분, AB형 1.4일)에 불과, '경계' 단계다.
혈액보유량 수준은 지역별 하루 평균 소요되는 혈액량을 기준으로 관심(5일), 주의(3일), 경계(2일), 심각(1일) 등 4단계로 나뉜다.
최근 6년간 경기혈액원의 재고 상황을 보면 2011년 6.2일분, 2012년 2.7일분, 2013년 4.4일분, 2014년 5.2일분, 2015년 4.3일분으로 올해 혈액 재고가 최저 수준이다.
전국 적혈구제제 보유량 평균치 2.3일분(O형 1.9일분, A형 1.8일분, B형 3.3일분, AB형 2.3일분)에도 못 미친다.
광주·전남의 혈액 보유량은 살펴보니 O형은 1.1일분, A형은 0.6일분의 재고만 있어 비상이다. B형과 AB형의 보유량도 각각 4.4일분, 3.3일분에 불과하다.
대전·세종·충남혈액원은 혈액형 별로는 A형 2.1일분, B형 6.6일분, AB형 4.5일분, O형 2.9일분만 남았다고 밝혔다. A형과 O형 혈액은 혈액수급 '경계' 단계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렇듯 전국의 혈액 재고량이 부족해지자 말라리아 유행지역으로 금지돼 있던 경기 파주·김포, 인천 강화·옹진·영종·용유도·무의도, 강원 철원, 북한 전지역(백두산 제외) 등지에서도 헌혈을 할 수 있게 됐다.
말라리아 지역 헌혈이 허용된 것은 2007년 이후 9년 만이며 이 조치는 3월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단 이후에도 혈액 재고량이 정상 수준을 되찾지 못하면 기간을 더 늘릴 수 있다.
말라리아 유행지역 헌혈이 허용됨에 따라 해당 지역 군부대의 단체 헌혈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