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빗자루 폭행 교사’ 사건이 불거지면서 기간제 교사의 처우가 재조명 받고 있다.

11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체 초중고 기간제 교사 4만2000여명 중 담임을 맡은 교사는 2만1521명으로 과반을 차지한다. 전체 담임교사 23만5219명 중 기간제 교사는 9.1%다.

전국에서 학교가 가장 많은 지역인 경기도에서는 중학교 담임교사 10명 중 3명 이상이 기간제 교사다.

이는 정규직 교사가 업무과중 등을 이유로 담임을 기피하면서 기간제 담임교사 비율이 조금씩 오르는 추세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최근 논란이 된 ‘빗자루 폭행’ 교사 사건처럼 기간제 교사들은 학생과 학교 측의 차별의 시선을 받는 일이 잦다.

일례로 지방의 한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기간제 교사 A씨는 얼마 전 담임을 맡은 반 학생이 잘못을 저질러 학부모에게 징계 결정내용을 전달했다가 "기간제 교사 주제에 어디에다 대고 입바른 소리를 하느냐"는 폭언을 들어야 했다.

또 과거 기간제 교사로 일한 적 있다는 현 정규직 교사 B씨는 기간제로 일할 당시 담임교사의 개인 사정으로 임시 담임을 맡았으나 학교 측에서 담임 수당을 원래의 담임교사에게 지급하는 등 정당한 보수를 받지 못했다.

이들은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할까 고민했으나 비정규직이고 재계약을 앞둔 상황이라 항의하지도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기간제 교사들은 언제 직장을 잃을지 모르는 비정규직이라는 신분 탓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A 교사는 "요즘은 기간제 교사 처우가 좋아졌지만, 결국 정규직이 아니므로 계약이 지속돼야만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재계약 여부에 대한 불안이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초등교사 C씨는 "기간제 교사들은 아무래도 학교장과 교감 등 관리자들의 눈치를 많이 볼 수밖에 없다"며 "잘 보여야 또 불러주는데 일감을 과도하게 몰아주더라도 군소리 없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중학교 기간제 교사도 "학기초 업무분장을 할 때 정교사들이 기피하고 남은 힘든 업무를 기간제 교사가 떠안는 경우가 많다"며 "말만 기간제 교사지 정규 교사가 하는 일 이상의 많은 업무에 시달린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