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서울 소재 병원들이 혈액 공급 부족에 허덕이는 가운데, 인터넷에서는 “헌혈하면 노화가 빨리 온다”는 등 유연비어가 퍼져 불안감을 배가시키고 있다.
11일 서울에 위치한 주요 병원들에 따르면 국내 혈액 제고가 급락하면서 대형 종합병원들 역시 혈액 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병원은 혈액 재고량이 평상시의 20∼30%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한양대병원과 이대 목동병원은 각각 평상시의 절반도 되지 않는 2일분과 1∼1.5일분의 사용량만이 남았다.
이대 목동병원 관계자는 "평소에는 혈액원에 필요한 만큼 혈액을 요청하면 모두 받을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10팩을 요청하면 5팩 정도만 공급해 공급량이 달린다"고 전했다.
사정이 비교적 괜찮은 신촌 세브란스병원의 혈액 재고량은 평상시 대비 75% 수준이다.
공급혈액원 역할을 하는 중앙대 헌혈센터는 "일부 병원들이 혈액 부족으로 응급대책을 가동한 것으로 안다"며 "우리도 부족한 혈액은 직원 헌혈로 충당하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헌혈 독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는 혈액수급 상황 표본감시체계 안에 있는 의료기관들에 혈액을 적정보유량인 5일분보다 적은 4일분만 둘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처럼 혈액 재고 부족 현상이 발생한 원인은 전체 헌혈의 80%를 차지하는 10∼20대 학생들이 겨울방학을 맞은데다 작년 메르스 여파로 연기됐던 수술이 최근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절대 헌혈을 하면 안 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퍼져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이 글에는 '헌혈을 하면 노화가 빨리 되고 골다공증도 쉽게 걸린다', '헌혈량이 수요보다 넘쳐 많은 양을 폐기처분한다', '헌혈하면 영양소가 빠져나가 키가 안 큰다'는 등 근거를 알 수 없는 괴담식의 내용이 담겨 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의학적으로 뒷받침하는 증거가 전혀 없는 잘못된 정보"라며 "법적 대응을 하려 했으나 작성자로부터 더는 퍼뜨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 일단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