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청년실업 사상 최대 경제위기 체감
고용주체 기업 노동개혁 매듭 위해 총력
[미디어펜=김세헌기자] 정부 여당의 핵심 국정과제인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담은 '노동개혁 5대 법안'이 지난해 11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됐으나, 최근 4·13 총선의 선거구 획정 논란과 한국노총의 노사정 대타협 파기 선언 등으로 혼란에 빠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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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과 경제단체 관계자들이 최근 국회 정론관에서 경제활성화법과 노동개혁법의 직권 상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속되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이번 국회 회기 내에 노동개혁 법안이 적극적으로 논의돼 개혁의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경제계와 여론의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으나 한 치 앞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신년 회견에서 정부의 노동개혁 추진과 관련, 한노총의 노사정대타협 파기 가능성에 대해 "노사정 대타협은 엄연히 국민과의 약속"이라면서 파기될 수 없다며 노사정위에 반드시 복귀해야 한다고 역설해 사회의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청년 실업률이 9.2%를 기록하며 사실상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통계가 나와 경제위기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인지하고 노동개혁 법안의 현실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2015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는 2593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33만7000명 증가했다. 2014년 53만3000명으로 증가폭이 커졌지만 1년 만에 다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청년층(15∼29세) 실업률이 9.2%로 전년보다 0.2%포인트 오른 것으로, 청년 실업률은 성별로 남자(10.6%)와 여자(7.8%)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랫동안 대학에 남거나 공무원 시험 등을 준비하면서 '비경제활동인구'로 남아있던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취업시장의 문을 두드렸으나, 취업의 문이 그만큼 넓어지지 않아 이처럼 청년 실업률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청년층 경제활동 인구는 전년보다 8만명 늘었지만 취업자 수는 6만8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통계 조사 시점에 1주일 이상 돈 버는 일을 한 사람이 취업자로 분류되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청년 실업자는 더 많을 수 있다는 통계청의 분석이다.
"노동시장 유연화가 해법" 한목소리…경제계 빠쁜 걸음
특히 청년실업 문제 해결의 가장 큰 주체인 경제계에서는 종전보다 유연한 노동시장이 갖춰져야 청년고용을 늘릴 수 있는 만큼,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 법안의 입법을 거듭 촉구하는 모습이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계 7개 단체는 "9·15 노사정 대타협에도 불구하고 대타협 내용을 구현할 노동개혁 법안 입법은 석 달이 넘도록 진척이 없다"며 "올해부터 정년 60세가 단계적으로 의무화되고 청년 고용절벽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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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15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9.2%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사진은 13일 서울시내 한 대학의 취업정보게시판. / 연합뉴스 |
그러면서 "우리 청년들에게 새로운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고 노동 부문 유연안전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노동 입법에 관련된 불확실성을 하루빨리 걷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단체도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 법안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하는데 힘을 모으고 있다.
이날 중소기업중앙회는 "북한 핵실험, 중국 경기둔화 우려, 미국 금리인상, 내수부진 장기화 등으로 경영여건이 매우 절박한 상황"이라며 "노동개혁 법안과 경제활성화법안을 조속히 법제화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도 "경제 활성화와 구조개혁을 시급히 추진함으로써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강건한 경제 재도약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정부의 북핵위기 극복, 경제활성화 및 창조경제 실현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면서 "자체 경쟁력 확보를 위한 체질개선 등 자구노력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이와 함께 경제계는 '경제살리기'를 위한 역할을 국회에 촉구하는 '국민운동 추진본부'를 구성, 범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국민운동 추진본부에는 대한상의,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장회사협의회 등 7개 경제단체와 25개 업종별 단체가 참여한다.
이들 단체는 "우리 경제가 저성장 고리를 끊고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구조개혁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경제활성화 법안이 조속히 입법돼 우리 경제가 성장 모멘텀을 회복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밝혔다.
무엇보다 경제계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고 저성장의 지속으로 가계 빚이 늘고 소비 여력이 줄면서 내수도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 만큼, 경제의 체질개선을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구조개혁이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며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