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과일소주, 소주, 맥주 등 시중에서 판매되는 술에 상당 양의 열량과 당이 들어있어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소비자원은 최근 많이 팔리는 리큐르(Liqueur·과일맛 소주 등), 소주, 맥주, 기타주류(과일맛 맥주 등) 제품 25종을 조사한 결과 과일맛 소주·보드카의 평균 열량(칼로리)이 1병당 349㎉로 가장 많았다고 14일 밝혔다.
이어서 소주 343㎉, 기타주류 187㎉, 맥주 14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1병의 용량은 소주와 과일소주가 공통적으로 360㎖였고, 맥주가 330~355㎖로 다소 적었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보다 정확히 100㎖당 열량을 비교해도 역시 과일소주-소주-맥주 순서에는 변함이 없었다.
밥 한 공기(200g)의 열량이 272㎉인 점을 고려하면 과일맛 소주나 일반 소주는 1병(각각 360㎖기준)만 마셔도 밥 한 공기의 1.3배에 이르는 열량을 섭취하게 된다.
과일맛 소주 9종 중에서도 자몽에이슬 제품은 1병당 열량이 402㎉로 가장 높았다. 이어 C1블루자몽(389㎉), 상콤달콤 순한 참 유자(363㎉) 등이 뒤를 이었다.
소주 4종 중에서는 참소주(334㎉)의 열량이 가장 낮았고 나머지 좋은데이, 참이슬 후레쉬, 처음처럼 부드러운은 343∼347㎉로 나타났다.
맥주(330∼355㎖)의 경우 카스후레쉬, 클라우드, 하이트, 아사히, 칭다오, 호가든 등 조사대상 6종 모두 병당 열량이 160㎉를 넘지 않았다.
기타주류 6종(200∼330㎖) 중에서는 보드카 머드쉐이크 초콜릿향(224㎉)을 제외한 대만망고 맥주, 마가리타 칵테일 등이 모두 200㎉를 넘지 않았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알코올은 1.0g당 7㎉의 열량을 발생하며 체내 흡수 속도가 빨라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흡수되지 못한 영양소들이 체내에 쌓이도록 한다.
알코올은 또 혈액 속의 포도당이 빠져나가도록 촉진해 공복감을 일으키기 때문에 체중이 쉽게 증가하는 요인이 된다.
더구나 과일맛 소주나 과일맛 맥주 등 리큐르와 기타주류에는 인위적으로 당류를 넣기 때문에 내장지방 축적과 비만을 더욱 유발할 수 있다고 소비자원은 전했다.
실제로 제품당 평균 당 함량은 기타주류가 24.0g으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리큐르 22.2g, 소주 0.2g 순으로 나타났으며 맥주에서는 당이 검출되지 않았다. 소주 중에는 좋은데이와 참이슬 후레쉬에서만 각각 0.4g의 당이 검출됐다.
기타주류와 리큐르의 평균 당 함량은 세계보건기구(WHO)가 하루 섭취용으로 권고한 기준(2000㎉기준 50.0g)의 31∼65% 수준이다.
특히 리큐르 중 C1블루자몽(26.3g), 자몽에이슬(32.4g), KGB 보드카 위드레몬향(32.7g) 등 3종은 WHO권고기준의 50%를 넘는 당을 함유했다.
기타주류 중 마가리타(25.9g), 보드카 머드쉐이크 초콜릿향(25.6g), 코디나 스트로우베리(26.8g), 후치 아이스 레몬향(27.2g) 등 4종도 같은 경우로, 이 술들을 2병만 마셔도 WHO의 하루 섭취 기준을 훌쩍 넘기는 셈이다.
한국인의 1회 평균 음주량은 맥주 1잔(200㎖) 기준으로 남성은 6.5잔, 여성은 4.7잔으로 나타나 WHO가 제시한 '저위험 음주량' 기준(남성 5.6잔, 여성 2.8잔)을 웃도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과도한 음주가 성인 비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최근 유럽연합(EU)은 '주류 열량 표시제'를 추진 중이고 국내에서도 유사한 법안이 발의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주류를 당류 저감화 대상에 포함하고 술병 겉면에 열량을 표시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