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기자]검찰이 60대 집주인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육절기로 훼손, 유기한 이른바 경기 화성 '육절기 살인사건'의 피고인에 대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15일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양철한) 심리로 열린 이 사건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살인 및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모(59)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범행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잔혹,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며 "피해자가 느꼈을 공포감과 고통은 상상도 할 수 없고, 가족들은 사체도 찾지 못한 채 법정을 오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에게는 교화를 전혀 기대할 수 없고 인명경시 풍조로 신음하는 사회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며 "범행동기와 수법, 피고인의 태도, 피해자의 고통 등을 종합해 사형을 구형한다"고 구형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결정적 단서가 된 육절기에서 나온 피해자의 혈흔과 인체조직, 피고인이 육절기를 은폐하려 한 정황, 피해자에게 구애를 했다가 거절당한 뒤 퇴거요구를 받자 앙심을 품었다고 진술한 내용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김씨의 변호인은 "검찰이 제시한 증거는 육절기에서 나온 혈흔과 같은 간접 증거가 전부일 뿐, 직접 증거는 없다"며 "피고인의 범행임이 의심의 여지 없이 명백히 드러났는지는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살인의 방법과 발생 장소에 대해 특정하지 못한 상태로, 제3자의 범행일 가능성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맞섰다.
김씨는 최후 진술에서 "경찰에 체포된 뒤 살인, 사체유기, 방화 혐의가 씌워져 짜맞춰진대로 조사를 받았다"며 "왜 불이났을까 생각만 했지, 아주머니가 행방불명 된 것은 잊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오시리라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불을 지르지도, 살해를 하지도 않았다"고 결백을 호소했다.
한편 김씨는 지난해 2월 4일에서 다음날 오전 9시 사이에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 A(67·여)씨 주거지인 본채 건물 또는 김씨가 세들어 살던 별채 가건물에서 A씨를 살해한 뒤 육절기를 이용해 A씨의 훼손, 인근 개울가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경찰로부터 자신이 세들어 살던 별채 가건물에 대한 감식을 요청받은 뒤 이곳에 불을 질러 전소시킨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검찰은 현주건조물 방화 혐의로만 김씨를 기소했다.
김씨 차량에서 A씨 혈흔을 확보했지만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데다 김씨가 살인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기 때문이다.
이후 검찰은 김씨가 쓰다버린 육절기에서 A씨의 피부, 근육 등 인체조직이 검출되자 지난해 7월 김씨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한편 이 사건 선고 공판은 다음 달 4일 오전 11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