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105년 대만 역사상 첫 여성 총통이 탄생했다.

차이잉원(蔡英文·59·여) 대만 민진당 주석은 16일 치러진 대만 총통선거에서 승리를 확정짓고 8년 만의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여당인 국민당의 주리룬(朱立倫) 후보는 이날 오후 7시(현지시간) 개표가 90%가량 진행되던 상황에서 선거 패배를 인정했다.

주 후보는 표 차이가 300만 표 이상 벌어지자 국민당 당사 앞 무대에 올라 "우리가 졌다"며 패배를 인정하고 차이 후보와 민진당에 축하한다고 밝혔다.

주 후보는 선거패배의 책임을 지고 국민당 주석직 사의를 표명했다. 국민당 출신 마오즈궈(毛治國) 행정원장(총리격)과 하오룽빈(<赤+우부방>龍斌) 국민당 부주석, 양웨이중(楊偉中) 국민당 대변인도 사의를 표했다.

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오후 7시15분(현지시간) 현재 1천67만여표를 개표한 결과 차이 후보가 59.9%, 주 후보가 29.6%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했다. 쑹추위(宋楚瑜) 친민당 후보는 10.5%를 득표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차이 후보와 주 후보의 득표차는 300만표 이상 날 것으로 전망된다.

개표 초반부터 계속 20% 포인트 가량 득표율 차를 보이면서 안정적으로 앞서나간 차이 후보는 선거 승리로 8년 만의 정권교체를 실현하며 대만 105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통이 되는 영예를 안게 됐다.

대만의 주체성을 강조한 '대만을 밝혀라'(點亮台灣)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차이 후보는 마잉주(馬英九) 총통 집권 8년간 중국 의존도 심화와 경제 성장세 둔화 등 실정을 공격하며 선거전의 주도권을 잡았다.

국민당 대선 후보였던 훙슈주(洪秀柱) 전 입법원(국회) 부원장의 지지율이 미미하자 대타로 기용된 주 후보는 차이 후보의 모호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정책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며 추격에 나섰지만, 대세를 되돌리지 못했다.

2000년 첫 집권 8년만에 국민당을 내준 민진당은 차이 후보의 승리로 다시 8년 만에 정권 교체를 실현하게 됐다.

차이 후보는 마잉주(馬英九) 총통과 인수 인계 절차를 거쳐 오는 5월 20일 정식 제14대 총통으로 취임하게 된다.

총선에서도 민진당의 압승이 유력해졌다.

총 113석의 입법원 선거에서 지역구 의석 79석중 현재 53석의 입법위원(국회의원)이 확정된 가운데 민진당은 39석, 국민당은 12석으로 민진당이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 있다. 소수정당인 시대역량이 2석을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