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의무경찰 지원자가 매년 크게 늘어 입대 경쟁이 치열해지다 못해 '과열'되고 있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2013년 8.5대 1이던 의경 경쟁률은 2014년 15.7대 1로 올랐고, 지난해 12월 진행한 1차 추첨에서는 26.4대 1까지 치솟았다.

매년 의경 모집 인원에 큰 변동이 없는 가운데 의경 지원자가 크게 증가해 이 같은 경쟁률 상승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경찰이 의경 선발 방식을 시험 방식에서 추첨 방식으로 바꾼 이유 중 하나도 이처럼 의경 지원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의경 지원자가 늘어 시중에 문제집까지 나오고 의경 시험에 지나치게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을 보고 너무 과열됐다고 판단했다"며 "이 때문에 지원에 부담을 줄여주자는 의미로 추첨제로 전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추첨제 전환 이래 지난달과 이달 진행한 추첨에서는 10여 번 도전 끝에 의경에 합격한 지원자가 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의경 추첨에서 되면 '군대 로또를 맞았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경찰은 의경이 군과 달리 상대적으로 사회와 가깝기 때문에 인기가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근무지가 도심 등 사회와 가까운 데다 외출·외박을 할 때도 사회와 거리가 없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지원자들이 원하는 지방청을 지망할 수 있어 서울 거주자가 서울 시내 근무를 할 수 있는 등 성적과 운에 따라 가족·친구들과 가까운 곳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점도 지원자들에게 매력적이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수년간 생활문화개선을 통해 가혹행위나 대원 간 구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 것도 의경 인기 상승의 한 요인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체적 조건 등 지원자격을 완화한 것도 지원자 증가에 한몫했다.

지난해 6월까지는 키 165∼195㎝, 몸무게 55∼92㎏, 시력 나안 0.1·교정 0.8 이상 등 신체·체격기준이 있었지만, 전투경찰대설치법 시행령 개정으로 키·몸무게와 나안시력 기준을 없앴다.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1∼3급을 받은 사람은 교정시력 0.8 이상 등 간단한 조건만 만족하면 의경에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육군 현역 입영 경쟁률 자체가 7.5대 1 이상으로 오르는 등 입대 전쟁을 방불케 하는 병역 적체 현상도 의경 지원자가 늘어난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최근 들어 집회·시위에 의경이 동원되는 것 때문에 가족들이 우려하는 일도 많지만 이 역시 의경의 인기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들어 집회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데다 위험한 임무는 의경 대원들보다는 직원들로 구성된 경찰관기동대가 많이 나서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