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기자]자신의 딸을 폭행으로 숨지게 한 뒤 시신을 방치해온 목사가 살인고의성에 대해 부인했다.

4일 경찰은 여중생 딸을 5시간동안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11개월 가까이 방치한 협의로 체포된 40대 목사부부에 구속 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이 부부는 심하게 때린 건 막내딸이 사망한 날이 처음이었다며 폭행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살해의 고의성은 부인하고 있다.

경기 부천 소사경찰서는 이날 오후 늦게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나 살인 혐의로 여중생의 아버지인 목사 A(47)씨와 계모 B(40)씨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A씨 부부는 전날 경찰 조사에서 "막내딸을 폭행한 것은 맞지만 살해할 고의는 없었다"며 살인 혐의는 부인했다.

이들은 또 "딸이 사망한 지난해 3월 17일 전에도 훈계 차원에서 손바닥 몇 대를 때린 적은 있지만 심하게 때린 것은 그날(사망 당일)이 처음이었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이 영장 서류를 검토할 시간이 필요해 48시간인 체포영장의 만료시간 전에 구속 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며 "오늘 오후 9시 전에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숨진 C(당시 13세)양이양 1차 부검 결과를 전달받아 A씨 부부에 대해 살인죄 적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경찰은 국과수 소견에서 'A씨 부부의 폭행에 따른 사망'을 입증할 직접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 일단 아동학대 특례법을 적용해 구속한 뒤 추가 증거를 확보해 검찰 송치 단계에서 살인죄 적용 여부를 다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A씨 부부는 지난해 3월 17일 오전 7시부터 낮 12시까지 5시간 동안 부천시 소사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막내딸 C양을 때려 숨지게 한 뒤 11개월 가까이 시신을 방에 그대로 둔 혐의를 받고 있다.

전날 오전 9시께 경찰이 A씨의 집을 압수수색하며 발견한 C양의 시신은 이불에 덮인 미라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