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지난달 대만 대선과 총선에서 패배한 국민당이 한국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인 멤버 쯔위 관련 사건이 최후의 일격이었다고 시인했다.

국민당은 선거 패배 원인 검토 보고서에서 선거 직전 발생한 쯔위 사건이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이 유명무실하다는 우려를 낳았다며 국민당을 무너뜨린 최후의 일격이었음이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고 대만 빈과일보 등이 4일 보도했다.

한국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들었다가 중국에서 대만 독립론자로 몰린 쯔위가 유튜브로 공개 사과한 이후 대만 내 반(反) 국민당 정서가 급속히 확산됐다.

국민당은 지난달 16일 치러진 총통선거에서 패배해 8년 만에 민진당에 정권을 내줬으며 함께 치러진 입법위원 선거에서도 의석 수가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드는 참패를 당했다.

국민당은 보고서에서 중국과의 서비스 무역협정 비준에 반대하는 대학생의 입법원 점거 사태인 '해바라기 운동'과 식품 안전 문제 등 마잉주(馬英九) 정권에서 발생한 여러 문제로 국민의 신뢰를 잃게 했다고 설명했다.

또, 대선 후보를 훙슈주(洪秀柱) 전 입법원(국회) 부원장에서 주리룬(朱立倫) 국민당 주석으로 중도 교체한 점이 당에 대한 민간의 평가에 영향을 미치고 당내 갈등이 지지자를 실망시켜 고정표를 분산시켰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국민당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정책과 관련해 "양안 정책이 성과가 있었지만, 대만을 팔아 친(親)중국화했다거나 주권을 약화시켰다는 인식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당은 과감한 세대교체 개혁을 하지 않으면 존재 가치를 잃을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앞으로 민심에 귀 기울이고 당 혁신과 인재 확충, 청년 문제에 신경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쯔위의 중국 방송 출연을 공개 반대해 쯔위 사건을 촉발한 중국 가수 황안(黃安)은 3일 대만에서 사건의 진상을 설명하겠다고 밝혔지만, 대만행 항공권을 구매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대만 누리꾼 6만 명이 공항과 인터넷 등에서 황안 찾기 운동을 벌이는 등 자신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수그러들지 않는 점이 부담된 데 따른 것으로 관측됐다.

대신 황안의 가족이 중국으로 가 황안과 함께 춘제(春節ㆍ음력설)를 보낼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