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실패 우려 확산, 재정적자 누적 국채이자도 눈덩이

일본 증시가 9일 폭락하면서 아베총리의 시름도 깊어가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헬리콥터에서 일본 열도에 돈을 뿌리고, 금리도 마이너스금리 등 이제껏 가보지 못한 길을 경기부양책을 쓰고 있지만, 일본경제가 도대체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증시는 이날 5%이상 급락했다.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무려 5.40% 폭락한 1만6085.44에 장을 마감했다. 하루동안에 무려 918.86이나 떨어졌다. 10년 만기 일본국채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일본은행 구로다 총재가 아무리 돈을 공중에서 살포하듯 뿌려대고, 금리도 마이너스로 내려도 되레 엔화가치는 강세로 돌아서고 있다. 달러당 엔화환율은 114.75엔으로 전날보다 무려 1%나 떨어졌다.

엔화가치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것은 아베정부와 일본은행의 엔저 유도정책이 실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불황과 중국 등 신흥국의 경제위기를 맞아 국제적인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확산되면서 달러화와 함께 엔화도 강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신흥국시장에서 자금을 빼내서 미국 달러화와 엔화 등 안전자산을 마구 사들이고 있다. 아베총리가 야심차게 추진한 아베노믹스가 이대로가면 실패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 이대로 가면 아베총리가 야심차게 추진한 아베노믹스가 실패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베는 지난 수년동안 엔화를 하루 24시간 찍어내 디플레현상을 타개하고, 일본기업들의 수출경쟁력 강화를 추진해왔다. 엔화가치는 오바마 미국행정부의 엔저용인에 힘입어 한때 120엔대까지 떨어졌다. 엔화가치는 한때 40%가량 떨어져 일본제조업의 경쟁력이 급격히 강화됐다. 도요타와 혼다 소니 파나소식 등 일본자동차와 전자업체들은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매출 및 영업이익이 급격히 증가했다. 일부 적자기업들은 흑자로 돌아섰다.

아베노믹스는 돈 풀고, 재정을 대폭 늘리고, 규제를 과감하게 혁파해 일본경제를 되살리는 야심찬 개혁정책이다. 아베노믹스로 인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한국의 주력제조업들이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엔저로 인한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일본 자동차 전자기업들이 삼성전자와 현대차 기아차 등을 위협한 것이다. 미국시장에선 일본차량 가격이 현대차보다 더 싸지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아베의 3가지 화살은 주효하는 듯 했다. 일본제조업이 살아나고, 성장률도 잠시 반등하기도 했다. 엔저는 미국 오바마대통령이 일본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동북아 안보의 주축으로 삼으려는 포석에서 용인된 측면이 강하다. 미국으로선 동북아에서 일본과의 군사적 동맹강화로 군사대국을 노골화하는 중국과 맞서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경제력 및 군사력을 바탕으로 남사군도와 센카쿠열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 미국 일본 등과 첨예하게 맞서 있다. 오바마대통령은 아베에게 엔저 선물을 주면서 중국의 영토확장을 견제하려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아베는 오바마의 푸들처럼 온갖 충성을 다바쳐가면서 미일 동맹 강화로 중국군사강국 노선과 대립각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엔화가치 하락은 환율이 국제정치의 산물이라는 것을 확연히 증명해줬다.

승승장구하던 아베노믹스는 이제 한계를 맞고 있다. 중국 등 신흥국의 경기둔화 및 침체, 국제원유가격 폭락과 중동 및 러시아 등 산유국의 재정위기, 글로벌 공급과잉의 덫에 걸려 비틀거리고 있는 것이다. 아베와 구로다 총재가 아무리 돈을 풀어도 물가는 오르지 않고, 성장률은 오르지 않고 있다. 엔화는 오히려 강세로 돌아섰다.

   
▲ 중국은 경제력 및 군사력을 바탕으로 남사군도와 센카쿠열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 미국 일본 등과 첨예하게 맞서 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천문학적으로 풀린 엔화는 이제 일본정부의 채무급증을 가져오고 있다. 일본국채는 이미 국내총생산(GDP)의 230%까지 달했다. 한국은 30%에 그치고 있다. 일본은 세계최대규모의 재정적자국가로 전락했다. 국채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일본의 국가신용등급도 재정적자로 인해 떨어졌다. 최근 일본금융시장 추락은 아베의 야심에 차질을 빚게 하는 것은 틀림없다. 엔저를 노리던 전략이 되레 엔화강세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헬리콥터 돈뿌리기와 디플레탈출과 인플레유도, 엔저를 통한 일본기업 경쟁력 강화 등은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아베는 중국과의 군사대결과 김정은 북한 공산정권의 핵 및 미사일 도발에 힘입어 장기집권의 토대를 마련했다. 경제분야는 아베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아베의 X맨 역할을 하는 중국 시진핑정권과 북한 김정은정권의 군사팽창주의 및 도발이 아베의 극우정권을 지원하는데도 불구, 아베노믹스는 그를 돕지 못하고 있다. 안보에서 승승장구하는 아베가 경제분야에선 고전하고 있다. /김지성 경제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