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100년전 주장한 중력파의 존재를 과학자들이 확인, 우리 시대의 가장 큰 과학 발견 중 하나로 떠올랐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과학재단(NSF)과 고급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라이고·LIGO) 연구팀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간과 시간을 일그러뜨리는 것으로 믿어지는 중력파의 존재를 직접 측정 방식으로 탐지했다고 발표했다.
중력파의 간접 증거가 발견된 적은 있었다. 하지만 직접 검출이 이뤄진 것은 인류 과학역사상 처음이다.
아인슈타인이 1916년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예측한 바를 관측으로 입증한 이 발견은 우주 탄생을 이해하는 데 큰 구멍을 메워 줄 우리 시대의 가장 큰 과학 발견 중 하나로 꼽힐 것으로 보인다.
이 중력파는 태양 질량의 36배와 29배인 블랙홀 두 개로 이뤄진 쌍성이 지구로부터 13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충돌해 합쳐지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중력파는 빛의 속도로 전파되므로 이 사건은 13억 년 전에 발생한 것.
이 중력파는 두 블랙홀이 중력파를 내면서 점차 접근해 충돌하기 직전 약 0.15초간 방출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빛 속도의 절반에 가까운 고속으로 충돌한 두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62배인 하나의 블랙홀로 변했고 이 과정에서 태양의 3배에 해당하는 막대한 질량이 중력파 에너지로 빠져 나가 소멸했다.
가장 강도가 높았을 때 중력파로 방출되는 시간당 에너지는 관측 가능한 우주의 빛을 모두 합한 것의 50배에 이르렀다.
관측의 통계적 신뢰도는 5.1 시그마(σ) 이상으로, 잡음에 의해 우연히 이런 가짜 신호가 잡힐 확률은 500만분의 1 이하에 해당한다고 연구자들은 설명했다.
관측된 중력파의 진동수 범위는 30∼150 헤르츠(Hz)다. 소리로 변환하면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저음이 된다.
최대 진폭은 10의 21거듭제곱분의 1이었다. 이는 1광년의 길이에 머리카락 하나 굵기 정도 수준의 엄청나게 미세한 변화가 생기는 데 해당한다.
라이고 연구진은 레이저를 서로 수직인 두 방향으로 분리시켜 보낸 후 반사된 빛을 다시 합성해 경로 변화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시공간의 뒤틀림을 측정했다.
또 약 3천km 떨어진 미국 루이지애나 주 리빙스턴과 워싱턴 주 핸퍼드에서 두 개의 검출기를 동시에 가동해 가짜 신호와 진짜 신호를 구분하고, 미세한 시차를 이용해 파원의 방향을 추정했다.
미국 남부 리빙스턴의 검출기가 태평양 연안 북부 핸퍼드의 검출기보다 0.007초 빨리 신호를 포착했고 이에 따라 중력파가 남반구 방향으로부터 왔음을 알 수 있다.
이번 라이고 팀의 연구는 최초로 중력파를 직접 검출한 사례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최초로 블랙홀 두 개로 이뤄진 쌍성계의 존재를 확인하고 블랙홀의 충돌과 합병 과정이라는 극적 현상을 기록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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