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대법원 내 대표적인 보수파로 손꼽힌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이 향년 79세로 별세했다. 사인은 노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후임 대법관 지명을 대선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공화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곧"(in due time) 후보 지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간 ‘보수 우위’였던 연방 대법원이 ‘진보 우위’로 돌아설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기도 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BBC 방송 등은 스캘리아 대법관이 텍사스의 리조트를 방문해 잠을 청한 뒤 13일(현지시간) 오전 숨진 채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존 로버츠 미국 대법원장은 이날 성명을 발표해 "스캘리아는 비범한 인물이자 법관이었고 동료로부터 신망이 두터웠던 인물"이라며 "그의 죽음은 그가 충직하게 봉사해온 국가와 법조계의 큰 손실"이라고 애도했다.
스캘리아 대법관의 후임 물망에는 스리 스리니바산(48) 연방항소법원 판사, 재클린 응우옌(50·여) 제9순회항소법원 판사, 폴 왓포드(48) 제9순회항소법원 판사, 제인 켈리(51·여) 전 국선변호인 등이 올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활동 당시 스캘리아 대법관은 헌법 해석에 있어서 '원본주의'를 표방하는 ‘강경 보수파’로 분류됐다. 낙태와 동성애 문제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반대하는 인물이었으며, 작년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판결에서도 위헌 쪽에 표를 던졌다.
만약 보수파였던 스캘리아 대법관의 후임으로 ‘진보파’ 법관이 들어가면 지금까지 보수 5, 진보 4로 갈렸던 연방 대법원의 이념 지형은 보수 4, 진보 5로 역전되게 된다.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진보 성향 대법관이 연방 대법원의 다수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 연방 대법관은 종신직으로, 보통 수십 년 동안 재직하면서 각종 판결을 통해 미국의 국가적 주요 정책 추진 방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스캘리아 대법관의 사망으로 미국 연방 대법원 구성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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