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중단은 미래 대비한 국가전략…비정상의 정상화 첫 단추

자유경제원은 15일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개성공단 전면중단’과 관련하여 긴급좌담회를 개최하였다. 이번 긴급좌담회의 주제는 ‘개성공단폐쇄, 대북정책은 어디로 가야 하나’로 최근 정부의 결정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패널로는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이 참석했다.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개성공단 전면중단과 관련하여 “북한이 4차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도발 후 북한의 핵무장을 적극 지원해 온 하나의 ‘어처구니없던 현상’ 중 하나가 종식 되었다”며 “대한민국은 북한 위협에 굴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인, 대단히 늦기는 했지만 첫 단계의 올바른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총 6160억 원(5억6000만 불)의 현금이 유입되었다는 홍용표 통일부 장관의 말을 인용하며 “개성공단은 생명력이 끈질긴 용돈”이라며 “(북한 정권이라는) 아이가 마약을 사는데 돈을 써도, 아이가 칼을 사는 것을 보고도, 아이가 책은 안사고 술이나 퍼마시는데도 용돈을 계속 주었다”고 비유해 개성공단의 지난 실태를 비판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대북전략에 대하여 “한반도 김정은 체제에서 사는 일과 죽음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고약한 상황이 오지 않도록 막아야 하고, 그런 상황에 처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미리 대비하는 것이 국가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아래 글은 이춘근 선임연구위원의 토론문 전문이다. [편집자주]


1. 개성공단 폐쇄는 박근혜 정부의 “비정상의 정상화” 정책의 한 단계 진전

2004년 12월 가동을 시작한 개성 공단과 그 유지를 위한 궤변들을 국제정치학의 일반 상식과 이론을 모두 거역하는 엉터리중의 엉터리였지만 그것을 차마 엉터리라고 말 할 수 없었던 이 나라 국가 사회의 분위기는 대한민국을 멸망할 것이냐 항복할 것이냐 등 단 두 가지 옵션밖에 남지 않을 상태로 몰고 왔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단행 하고 단 한 달 만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한 후 겨우 ‘정신을 차린’ 덕택에 북한의 핵무장과 미사일 발사를 적극 지원 해 온 하나의 ‘어처구니없던 현상’ 중 하나가 종식 되게 되었다.

기능주의 이론 (Functionalist Theories)라는 한국 상황에는 전혀 맞지 않는 ‘환상적’ 국제정치 이론이 있다. 서로 다른 정치 체제라고 할지라도 쉬운 것부터 협력 해 나가면 궁극적인 문제인 군사, 안보 문제에서도 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유럽통합 현상을 관찰 한 학자들이 만든 이론이다. 이 이론이 적용되기 위한 전제는 상이한 정치 단위들이 최소한 공존하겠다는 의지가 있을 경우에나 가능한 것이다. 상대방의 존재를 부인하고, 상대방을 제거하기 위해 언제라도 무력 사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한 상대에게는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 이론이요 접근 방법이다. 그럴듯하게 포장된 환상은 이제 완전히 철폐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곧 핵무기를 실전 배치한 북한에 대해 항복함으로써 구차한 延命을하던가 파멸과 패배가 확실한 전쟁을 각오 하던가 두 가지 중 하나를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당면하고 말 것이다.

우리가 준 돈으로 우리를 죽일 수 있는 도구를 만들고 있었던 것이 북한이다. 김정일이 돈뭉치와 권총을 놓고 군관(장교) 들에게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다. 한 군관은 돈을 쥐었고 다른 군관은 권총을 쥐었다. 그 이유를 설명하라고 했더니 돈을 쥔 군관은 ‘돈이 있으면 권총을 살 수 있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권총을 쥔 군관은 ‘권총이 있으면 저 돈을 다 빼앗을 수 있습니다’ 고 대답했다. 

김정일은 권총을 쥔 군관을 칭찬하며 ‘북한이 핵을 보유하려는 노력이 바로 그것을 위해’ 라고 칭찬하며 총과 돈을 상으로 주었다는 일화가 있다.(김덕홍 회고록,「나는 자유인이다」 중에서) 북한의 행동을 사려 깊게 관찰 한 정상적인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를, 북한 정권을 오랫동안 관찰했고, 주체사상의 창시자인 황장엽 선생과 함께 탈북 했던 분이 구체적으로 확인해 주는 이야기다. 논리가 다른 상대와 대결 할 경우 그들의 논리에 맞게 대처해야 한다.

2. 얼마나 큰돈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갔나? 북한은 핵으로 무엇을 하려 하는가?

“지금까지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총 6160억 원(5억6000만 불)의 현금이 유입되었고, 작년에만도 1320억 원(1억2000만 불)이 유입되었으며, 정부와 민간에서 총 1조190억 원의 투자가 이루어졌는데, 그것이 결국 국제사회가 원하는 평화의 길이 아니라,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고도화하는 데 쓰여진 것으로 보입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개성공단 폐쇄를 발표 할 때 했던 말이다. 북한의 경제력을 대한민국의 약 1/40 정도로 평가하니, 작년 1년 동안 북한에 들어간 돈은 우리기준으로 대략 50억 달러 정도 되는 돈일 것이다.

북한 노동자들에게 준 임금이라고 항변 할 수 있을 것이다. 개성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1억 2000만 달러 중 도대체 얼마를 가져갔나? 우리나라 회사들이 북한 노동자들에 월급을 직접 주는 것도 아니다. 자기 자식일지라도 못된 짓만 골라 할 경우 용돈을 주지 않는 것이 정상적인 어른들이 하는 일이다. 그럼으로써 더 나빠지게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은 정말 그 생명력이 끈질긴 용돈이었다. 아이가 마약을 사는데 돈을 쓰는데도, 아이가 칼을 사는 것을 보고도, 아이가 책은 안사고 술이나 퍼마시는데도 용돈을 계속 주었다. 북한이 핵실험을 3번이나 해도, 미사일을 수 백 발 쏘아도, 한국 군인을 수십 명 죽이고 민간인들이 살고 있는 곳에 무작정 포를 갈겨대도 개성공단은 줄기차게 지속되었다. 

물론 핑계가 있었다. 아이가 마약, 칼, 술을 산돈은 자신이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이고 내가 준 돈으로는 나쁜 짓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상의 비유는 아이가 파멸되는 것으로 끝나기 때문에 북한과 전혀 비유될 수 없다. 개성공단을 통해 우리가 북한에 흘려주는 달러화는 ‘대한민국을 죽이는’ 것으로 귀결될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북한이 핵무기 체계를 완성할 경우 대한민국은 ’물리적으로 죽지는 않는다.‘조선이 일본에 했던 것처럼’ 항복해야 할 것이다. 북한이 원하는 게 바로 그것 (북한이 주도하는 평화통일)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다이아몬드’를 도끼로 부술 만큼 북한은 어리석지 않다. 그날이 왔을 때 핵무기를 완성한 북한과 일전을 불사하자고 주장할 대한민국 국민이 몇이나 될까? 이길 수 없는 것이 분명한, 파멸 당할 것이 분명한 싸움을 하자는 것은 올바른 전략이 아니다. 

미국 사람들 사이에 공산주의 체제에서 살게 되는 것과 죽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나은가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Red or Dead 논쟁) 한반도에 ‘김정은 체제에서 사는 일과’ ‘죽음’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고약한 상황이 오지 않도록 막아야 하고, 그런 상황에 처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미리 대비하는 것이 국가 전략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런 것이 있는가? 대단히 걱정스럽다.

3. 개성공단으로 인해 북으로 흘러간 돈: 핵무기를 만드는데 큰 도움 있다

한국 사람들을 핵무기를 대단히 비싼 무기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나는 이미 1995년 간행 된 북한 핵 관련 서적1)에서 북한이 핵을 만드는 이유를 ‘돈이 없어서’라고 주장한 바 있었다. 미국 학자들은 핵무기를 “More Bang for the Buck” 즉 “투입된 돈보다 훨씬 막강한” 무기라고 말한다. 

북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핵무장을 하려고 하는 경우 처음 1발을 만드는데 까지는 돈이 좀 든다.2) 그런데 두 번째 핵폭탄부터는 그 제조 단가가 확 내려간다. 1968년 유엔은 히로시마 급 핵폭탄을 10년에 걸쳐 개발 할 경우 개발 비용은 1억 8,800만 달러, 메이어라는 학자는 1억 1990만 달러, 핵전략을 전공하는 국제정치학자 볼슈테터 교수에 의하면 1979년 불변 가격으로 2억 6180만 달러 정도라고 판단했다.(이춘근, 1995; 188-189) 핵폭탄을 10개 가지고 있는 국가가 100개를 보유하는데 까지 드는 돈은 앞에서 쓴 돈의 단지 두 배 정도면 된다. 

북한은 한국과 지리적으로 접해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핵 보유의 3단계3)를 다 밟지 않아도 되니, 핵개발 비용은 다른 나라들 경우보다 훨씬 덜 들것이다. 물가가 올랐다 하더라도 북한이 그동안 투자한 핵 개발 인프라 에 추가된 2000년 대 햇볕정책 이후 각종 명목으로 북한으로 흘러들어간 “달러”는 핵개발을 위한 결정적인 “단비” 역할을 했을 것이다.

2004년 12월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은 당당하게, 안정적으로 달러화를 조달 할 수 있게 되었다. 개성공단 가동 일자와 북한의 1차 핵실험 사이의 거리는 겨우 1년 9개월 (2004.12-2006.9) 에 불과 했다. 북한은 2014년-2015년 동아 수백 발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사일은 핵폭탄과 더불어 핵무장의 두 요소다. 미사일과 핵폭탄은 실과 바늘 관계다. 두 가지가 다 완성되면 북한은 어엿한 핵무장국가가 되고 그날 이후 우리나라는 ‘실탄이 장전된 진짜 권총으로 위협하는 강도를 만난 재수 없는 행인’ 꼴이 되고 말 것이다. 더 재수 없는 일은 강도가 들고 있는 총이 바로 강도를 당하게 된 행인이, 그 강도에게 먹고 살라며 도와준 바로 그 돈으로 구입한 것이라는 점이다. 앞에서 인용한 김정일 식 사고방식처럼, 그 강도는 권총을 사서 행인 가지고 있는 돈을 모두 다 뺏을 수 있는, 경우에 따라서 목숨을 포함한 모든 것을 뺏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노력 했던 것이다.

4. 개성공단을 놔둔 채 다른 나라들의 강력 제재를 요구하는 것은 웃기는 일

북한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에 대해 “도발적 조치”라며 “북남 관계의 마지막 명줄을 끊어놓는 파탄선언이고 역사적인 6·15 공동선언에 대한 전면부정이며 조선반도 정세를 대결과 전쟁의 최극단으로 몰아가는 위험천만한 선전포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괴뢰들이 그 따위 푼돈이 우리의 위력한 핵무기 개발과 위성 발사에 들어간 것처럼 떠드는 것은 초보적인 셈 세기도 할 줄 모르는 황당무계한 궤변”이라고 했다. 

맞다 우리가 준돈으로는 좋은 일을 했고 다른데서 번 돈으로 핵개발을 했다고 치자. 그래서 북 핵 개발을 막기 위해서는 국제정인 공조가 필요한 것이다. 개성을 놓아 둔 채 중국이나 미국보고 우리 돈은 북한 주민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한 돈이고 당신네들 돈은 북한의 핵개발에 들어가는 돈이니 주면 안 된다고 소리쳤던 것 아닌가? 중국은 이미 개성공단을 계속 열어 놓고 있으면서 중국보고 북한 핵을 막기 위한 경제재재를 요구하는 것이 웃기는 일임을 말했다.

나는 개성공단 폐쇄가 북한의 핵개발을 막을 수 있는 황금의 보도는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적어도 대한민국은 북한의 위협에 굴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인, 대단히 늦기는 했지만, 첫 단계의 올바른 조치라고 평가한다. /이춘군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1) 이춘근, 「북한 핵의 문제: 발단, 협상과정, 전망」 (성남: 세종연구소, 1995).


2) 정확한 비용을 추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핵폭탄 과학자를 한명 양성하는데 필요한 돈 등등 까지 계산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대폭 달리진다. 북한은 1954년부터 핵무기 제조 관련 인프라 (예로서 김책 공과대학 원자력 공학과, 소련 드부나 연구소에 핵물리학자 파견 연수 등등)에 투자하고 있었다.

3) 1단계는 핵보유 의도 단계 혹은 지하실의 핵폭탄 단계로서 북한은 이를 이미 넘었다. 2단계는 수소폭탄 개발능력 보유 및 상당 수준 운반수단 확보 능력 보유 단계이며 지금 북한이 과시하려는 단계다. 3단계는 안정적인 수준의 핵 보복력을 갖추는 단계로 미국, 구소련 수준의핵전력이 이에 해당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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