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은 3칸 떨어진 관계를 의미

촌수를 따지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삼촌이 왜 삼촌인지, 사촌이 왜 사촌인지, 8촌이 왜 8촌인지 정확히 의미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드믈다. 촌(寸)의 의미를 알면 모든 것이 쉽고 분명해진다. 촌(寸)은 생김새 그대로 팔목의 맥박을 의미한다.

十은 긴 팔과 팔목을 형상화한 것이다. 그 밑에 점이 있는 寸은 영락없이 맥박뛰는 모습이다. 맥을 집을 때, 손목에 손가락을 올려놓고서 뛰는 박동을 느낀다. 심장의 박동소리는 혈관을 통해서 그대로 전달된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의 심장은 동일했으므로....

1촌관계는 핏줄을 통해서 맺어진 관계를 말한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반드시 핏줄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 세상에 스스로 존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고아(孤兒)도 스스로 존재하지 않는다. 부모가 반드시 존재한다. 부모와 자식은 반드시 1촌 관계다. 촌수는 이것 외에는 없다.

나와 나의 형제는 촌수로 볼 때, 부모님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2촌 관계이다. 나와 나의 형제가 부모가 없다면 결코 2촌 관계가 될 수 없다. 나와 부모님이 1촌, 부모님과 나의 형제도 1촌이므로, 나와 나의 형제는 2촌 관계인 것이다. 그래서 수직은 1촌, 수평은 2촌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삼촌은 나와 3칸 떨어진 관계를 말한다. 형제는 나와 2칸 떨어진 것이다. 1촌은 곧 팔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1촌관계는 팔뚝만큼 떨어진 것이고, 2촌관계는 팔뚝 2개만큼 떨어진 것이고 3촌관계는 팔뚝3개만큼 떨어진 것이다. 4촌관계는 팔뚝 4개 떨어진 것이다.

작품명 자화상, 촌수 관계는 '나'로부터 시작한다. 나를 있게 한 부모, 나로부터 출발한 자식은 핏줄로 맺어졌으므로 1촌 관계이고, 나와 너의 부부 사이는 무촌관계다. / 월명동 소재
▲작품명 자화상, 촌수 관계는 '나'로부터 시작한다. 나를 있게 한 부모, 나로부터 출발한 자식은 핏줄로 맺어졌으므로 1촌 관계이고, 나와 너의 부부 사이는 무촌관계다. / 월명동 소재

부모와 자식은 1촌 관계이고, 부부는 무촌관계다. 촌수가 없다는 것이다. 사랑은 이처럼 거리를 없앤다. 사랑에 거리가 있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서로 몸과 몸이 일체되고, 마음과 마음이 일체되는 것이다. 사랑은 한 몸이 되므로 거리가 없어서 무촌(無寸)이다.

부부끼리 촌수가 없으므로 등을 돌려서 이혼을 하면, 정말로 무촌관계가 될 수도 있다. 완전히 가깝거나, 완전히 관계가 없는 사이가 바로 부부사이다. 서로 마주보면 정말로 가깝고, 서로 등을 돌리면 지구 한바퀴를 돌아와야 만날 수 있는 사이가 바로 부부사이인 것이다.

반면, 부부는 무촌이지만, 부모와 자식은 핏줄로 이어져서 끊을 수가 없는 사이다. 부부는 가깝고도 먼 당신이 될 수도 있고, 부모와 자식은 영원히 좁힐 수 없는 1칸의 거리가 존재하는 관계인 것이다. 촌수, 알고보면 쉽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떨어진 거리를 숫자로 표시한 것이 바로 촌수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 언제나 가장 가까운 촌수인 것이다. 마음이 가까우면 마음의 형제가 되므로 마음으로도 촌수가 형성될 수 있다. 황금의 제국(sbs 월화드라마)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 장창훈 한문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