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폐쇄의 주체는 북한…지금은 대북강경책 써야 할 때
지난 10일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는 우리정부와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무력도발을 일삼는 북한에 대한 실효적이고 단호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온당한 대응임에도 일부에서 잘못된 내용으로 정부의 조치를 오도하고, 국가안보와 남북관계라는 엄중한 사안을 정치사회적으로 이용하여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16일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에 대해 진단하여 오해를 바로잡고, 개성공단 이후 바람직한 대북정책에 대해 논의하는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 어떻게 볼 것인가’ 연속토론회를 개최했다. 

패널로는 남광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이지수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인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나섰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박인환 교수는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중단 정책은, 일부 정치인의 주장처럼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마지막 카드’가 아니라 시기가 늦었지만 마땅히 해야 할 것을 한 것으로 오히려 만시지탄”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중단이 오히려 늦었다는 지적이다. 아래 글은 박인환 교수의 토론문 전문이다. [편집자주]


개성공단 사업 중단을 바라보는 올바른 시각

1. 개성공단 사업의 경과

2000년대 들어와서 시작된 개성공단 사업(2003년 착공, 2004년 제품생산)은 당시 정부의 햇볕정책(대북포용정책)의 일환으로 시작되었으며, 햇볕정책은 북한을 적대시하는 강경책만으로는 북한의 변화, 나아가서 통일을 이루기 어려우므로 남북 간의 상호 대화, 협력, 교류를 통하여 궁극적으로 북한을 변화를 끌어내고자 했다.

구체적으로는 개성공단 사업을 통하여 북한주민들의 생활수준 향상과 함께 자유시장경제 및 자본주의 장점에 대한 교육을 시킬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비록 우리가 일방적인 퍼주기를 하더라도 유사시에는 북한이 그 은혜를 무참하게 저버리지는 않으리라’는 막연한 기대심리, 나아가서 당시 논란이 되던 북한의 핵개발 등 안보 위협요소를 완화시킬 수 있다는 논리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 폐쇄된 상태인 금강산관광 사업(1998년-2008년)과 함께 그 동안의 기대는 무참히 깨지고, 현실은 그 10여년의 기간 동안 북한은 철저히 우리의 기대를 배반하여 최근 4차 핵실험 즉 가장 위력이 있다는 수소폭탄의 개발과 함께 대륙간탄도탄 미사일 개발까지 진전한 상태다.

또한 최근까지 약 3만명 정도로 급격하게 증가한 탈북자와 그들의 증언에 나타나는 것처럼 금강산사업이나 개성공단사업을 통하여 북한의 일반주민들의 삶이 개선되거나 지유시장경제 교육의 성과가 있었다는 증거는 거의 찾기 어렵다. 북한 주민들은 개성공단이나 금강산사업 보다는 오히려 인터넷이나 다른 개인적 정보를 통하여 북한체제의 모순을 스스로 깨닫게 된다는 것이 현실이다.

2.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중단, 오히려 늦었다

따라서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중단 정책은, 일부 정치인의 주장처럼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마지막 카드’가 아니라 시기가 늦었지만 마땅히 해야 할 것을 한 것으로 오히려 만시지탄이다.

   
▲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개성공단 전면중단의 효과에 대하여 미리부터 우려하고 있으나, 개성공단 중단의 효과는 ‘비정상에서 정상 상태로의 복귀’이므로 그 효과를 미리 우려한다거나 이를 논할 필요조차 없다./사진=연합뉴스


3. 개성공단 폐쇄의 주체는 북한

개성공단 폐쇄과정을 보더라도, 지난 10일 우리 정부의 발표문 내용을 살펴보면,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폐쇄가 아니라 전면 중단결정을 발표하면서 이를 북한 당국에 통보하고, 우리 근로자들의 안전귀환 등 사업 중단에 따른 협력을 요구하면서 2013년 북한에 의하여 촉발된 개성공단의 일시 중단사태 당시와 같이, 당국 간 후속 협의를 기대했다. 

그러나 북한은 협력은 커녕 바로 다음날 오후 공단 내 우리 시설과 물자 등을 전면 동결하고, 공단에 있는 우리 기업체 직원에 대하여 철수를 위한 시간을 전혀 배려하기 않고 당일 날 바로 전원 추방하였으며, 또한 공단을 폐쇄하고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하면서 심지어 남북 간 군 통신선과 판문점 적십자 채널 등 남북의 연락망조차 전면적으로 단절시켰다. 

이는 국제규범을 철저히 무시하는 불법행위이며, 그들이 평소 남북 간 진정한 대화와 협상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는 증거로서 “개성공단의 폐쇄”는 바로 북한의 책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언론이나 일부 정치권, 사회단체에서 마치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을 “폐쇄”한 것처럼 말하는 것은 사실관계를 오도하는 잘못이다. 개성공단 폐쇄의 주체는 북한이다.

4. 개성공단 전면중단 효과에 대하여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개성공단 전면중단의 효과에 대하여 미리부터 우려하고 있으나, 개성공단 중단의 효과는 ‘비정상에서 정상 상태로의 복귀’이므로 그 효과를 미리 우려한다거나 이를 논할 필요조차 없다.

더구나 일부의 주장처럼 개성공단에서 발생하는 북한의 수익이 북한정권의 유지나 핵개발 등에 사용된 것이 아니고 공단 근로자 등 북한주민들에게 직접 돌아간다고 전제를 하면, 개성공단을 통한 생계수단으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연결되는 수만 명 내지 수십만 명에 이르는 북한 주민의 생활과 지역 경제에는 적지 않는 타격을 주게 되고 나아가서 북한 정권에도 부담을 주게 되므로 개성공단 전면 중단의 효과는 적지가 않다.

그렇지 않고 우리 정부의 발표처럼 그 자금이 대부분 북한정권의 유지나 핵개발에 사용되고 있다면 더욱 더 개성공단 사업이 무조건적으로 지속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개성공단 중단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가 아니라 언제나 유리하게 선택할 수 있는 ‘조커 카드’)

따라서 우리가 이 시점에 개성공단 전면 중단의 효과에 대하여 우려하는 것은 그야말로 북한정권을 ‘위로’하고자 하는 것 밖에 안 되는, 한마디로 웃기는 코미디라고 할 것이다.

   
▲ 우리가 처한 남북한 간의 현 상황에서는 경제문제보다 북한 핵실험과 같은 국가안보문제가 우리 국민의 생존에 직결되는 가장 우선적인 문제다./사진=연합뉴스


5. 개성공단에서 정부 특혜 받아 사업을 하던 기업주 등 우리 측 피해에 대하여

개성공단 중단으로 인한 우리 측 피해는, 개성공단의 관리요원인 기업체 인원은 소수이고, 직접 생산을 담당하는 북한의 근로자가 약 5만 4700여명으로 압도적인 형편이다. 

우리 측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주(124개 업체)는 그 동안 한국에 비하여 극단적인 저임금 구조에서 특혜적인 사업을 해 온 것으로 이번과 같은 남북 간의 안보상황에 따른 돌발변수는 과거 금강산관광의 중단과 자산몰수 등으로 현대아산이 재정위기에 처한 경험이나 2013년 북한의 개성공단 잠정 중단 및 북한 근로자 전원 철수 발표로 인한 개성공단의 일시 중단 사태 등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것이다.(하이 리턴, 하이 리스크)

따라서 마치 우리 정부가 가해자인 것처럼 주장하면서 손해배상이나 국민세금에 의한 보상 등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 할 것이다.

6. 대북 강경책과 온건책에 대하여

일각에서는 남북관계의 정상적인 발전과 평화적 남북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북정책이 강경책과 함께, 또는 오히려 대화와 협상 등 온건책이 병행되거나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국제정치나 외교무대에서 강경책과 온건책이란 큰 틀에서는 결국 정세의 국면에 따라 그때그때 선택되는 것이며, 언제나 함께 병행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현 단계에서는 대북정책에 있어서 온건책을 배제하는 강경책이라는 비판이 있더라도, 상대방으로 하여금 정세에 부응하는 태도의 변화를 스스로 판단해서 결단하도록 촉구하는, ‘일관성 있는 강경책’이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다.

또한 개성공단 전면중단과 같은 강경책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부른다’고 섣불리 오도하면서 국민들에게 전쟁의 공포를 조장하는 세력(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대표)도 있으나, 진정한 승리와 평화는 전쟁을 두려워하는데 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전쟁을 각오하고 항상 준비하면서 두려워하지 않는데서 얻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사즉생, 생즉사 - 死則生, 生則死) 

   
▲ 2000년대 들어와서 시작된 개성공단 사업(2003년 착공, 2004년 제품생산)은 당시 정부의 햇볕정책(대북포용정책)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비록 우리가 일방적인 퍼주기를 하더라도 유사시에는 북한이 그 은혜를 무참하게 저버리지는 않으리라’는 막연한 기대심리가 있었다./사진=연합뉴스


7. 남남갈등과 국론분열은 반드시 지양되어야

결론적으로, 우리가 처한 남북한 간의 현 상황에서는 경제문제보다 북한의  핵실험과 같은 국가안보문제가 우리 국민의 생존에 직결되는 가장 우선적인 문제라고 인식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에 대하여 북한의 태도를 비판하기보다 우리 정부를 비난하는 일부 정치권이나 언론의 태도는 극히 잘못된 것이다. 심지어 정병국 의원과 같은 여당의 중진 정치인들조차 이번과 같은 개성공단 전면중단으로 ‘박대통령의 통일대박은 실패했다’는 식으로 비논리적인 언행을 하고 있다.

또한 이번 사태를 광우병 사태나 세월호 사건처럼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접근하여 우리 사회의 통합을 저해하고 북측이 의도하는 남남갈등과 국론분열로 이끄는 태도는 반드시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박인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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