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와 관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미국프로야구 선수 추신수의 아버지 추모씨(65)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창원지법 진주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오권철 부장판사)는 18일 보석사업을 하겠다며 5억원을 빌리고 나서 갚지 않아 불구속 기소된 추씨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사회봉사 240시간을 선고했다.
추씨와 5억원을 함께 빌린 것 외에 3억원을 더 빌리고도 갚지않은 동업자 조모씨(59·전 사천시의원)에게는 징역 4년을 선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돈을 빌리는 과정에 다이아몬드를 밀수하는 위험한 사업을 하는 사실을 피해자에게 설명하지 않았고 피해자의 돈으로만 사업하다 실패한 것은 사기죄가 성립된다"고 밝혔다.
'다이아몬드를 도둑맞아 돈을 갚지 못했을 뿐, 속여서 돈을 뺏을 마음이 없었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당시 큰 손해를 본데다 운영하는 회사까지 부도 위기에 처했으며, 엄청난 정신적 피해를 본 피해자 가족들이 엄벌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실형이 불가피하다"며 "추씨의 경우 5억원을 공탁한 사실을 참고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추 씨에게 징역 5년, 추징금 5억원을 구형한 바 있다.
추씨와 조씨는 2007년 5월 평소 알고 지낸 사업가 박모씨(55)에게 "중국에서 다이아몬드를 수입해 팔려고 하는데 돈이 부족하다"며 5억원을 빌렸으며 조씨는 3억원을 더 송금받아 썼다.
그러나 두 사람은 다이아몬드 국내 반입이 어렵게 되자 '홍콩에서 팔려고 다이아몬드를 감정하는 과정에서 잃어버렸다'며 돈을 갚지 않았다.
이들이 수년간 돈을 갚지 않자 박씨는 2010년 민사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법원이 빌린 돈을 갚으라고 판결했음에도 계속해서 갚지 않자 박씨는 2014년 이들을 사기 등 혐의로 고소했다.
전 시의원인 조씨는 2014년 6·4 지방선거 출마과정에서 추씨와 함께 빌린 5억원을 재산신고에서 누락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뒤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뒤이은 항소심과 상고심에서 원심이 확정돼 그는 지난해 5월 의원직을 상실했다.
재판부는 이들의 관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검찰에서 수입한 다이아몬드가 5억원을 넘는다고 주장하지만 초과한 근거가 없다"며 "관세청장 등이 고발해야 처벌할 수 있는데 고발하지 않아 일반 물품을 수입했다는 공소사실만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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