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전국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넘어섰다.
18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샌더스 의원은 민주당 프라이머리 유권자 47%의 지지를 얻어 클린턴 전 장관(44%)을 3%포인트 차로 제쳤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자사 여론조사에서 샌더스 의원이 클린턴 전 장관을 앞선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클린턴 전 장관이 전국 조사에서 선두를 놓친 사례가 이번 대권가도에서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샌더스 의원의 지지도는 이달 첫 두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선전한 뒤 급격히 치솟았다.
그는 작년 여름에 실시된 폭스뉴스의 같은 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에 무려 46%포인트 차로 뒤졌다. 두 달 전까지만 해도 22%포인트 차로 끌려가고 있었다.
민주당 여론조사 요원인 크리스 앤더슨은 "한 가지 분명한 점은 클린턴은 지지가 빠지는 반면 샌더스는 지지가 불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아이오와, 뉴햄프셔 경선을 거쳐 그런 추세에 탄력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공화당 여론조사 요원인 대런 쇼는 "역사적으로 볼 때 덜 알려진 후보가 초반 경선에서 기득권 후보들을 꺾으면 전국 지지도가 촉진되곤 했다"고 거들었다.
샌더스 의원은 공화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의 가상 맞대결에서도 53% 대 38%를 기록, 47% 대 42%를 보인 클린턴 전 장관보다 우세했다.
그 까닭은 무소속 유권자들이 샌더스에게 더 많은 지지를 보낸 데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샌더스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 트럼프와의 3파전에서도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샌더스 의원이 46%, 트럼프가 35%, 블룸버그 전 시장이 12%를 기록했다. 클린턴 전 장관도 39%로 트럼프(37%), 블룸버그 전 시장(17%)을 꺾었다.
샌더스 의원은 대통령으로 선출될 때 만족도를 묻는 항목에서 '극도로 만족한다' 또는 '매우 만족한다'가 30%에 달하는 호감도를 자랑했다.
같은 기준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24%, 트럼프가 21%, 젭 부시(공화)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15%로 뒤를 따랐다.
다른 한편으로 샌더스 의원은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가 37%로 가장 적었다. 이 비호감 순위에서는 트럼프가 55%, 클린턴 전 장관이 49%, 부시 전 주지사가 45%를 기록했다.
대학 무상교육, 보편의료 같은 샌더스 의원의 정책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많지만 민주당원 72%는 그가 대통령직을 충분히 현실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와 무소속 유권자들에게서는 그 비율이 똑같이 48%로 나타났다.
클린턴 전 장관의 아킬레스건으로는 신뢰성이 꼽히지만 민주당원 75%는 그가 대통령직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정도로 정직하다고 봤다. 전체적으로는 55%, 무소속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64%가 클린턴 전 장관을 정직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대통령 왕조'에 대한 피로도도 노출됐다.
배우자가 대통령을 지낸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해서는 52%, 부친과 형이 대통령이던 부시 전 주지사에 대해서는 59%가 피로감이 있다고 답변했다.
실제로 누가 백악관에 입성할 것 같으냐는 물음에는 클린턴 전 장관이 28%로 선두를 달렸고 트럼프(25%), 샌더스 의원(17%)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로 선택된 전국의 등록 유권자 1천31명을 상대로 휴대전화를 통해 이달 15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됐다. 전체 유권자의 표본오차는 ±3%포인트이고 민주당 프라이머리 유권자의 표본오차는 ±4.5%포인트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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