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개강을 앞두고 대학생들이 일명 ‘수강신청 전쟁’에 임하면서 선착순의 한계에 대한 지적이 재등장했다.
24일 대학가에 따르면 ‘마일리지제’, ‘장바구니 제도’ 등 수강신청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나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이화여대는 올 1학기부터 담당 교수가 재량에 따라 수강 인원을 늘릴 수 있도록 수업관리 프로그램을 보완했다. 교수가 수강신청 변경 기간에 직접 수강 인원을 증원할 수 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강의 신청에 실패한 학생들이 교수에게 수강 인원을 좀 더 늘려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며 "교수들이 이러한 상황에서 증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강자를 늘리더라도 강의실 정원을 초과할 수 없어 결국 선착순 문제를 다소 완화한 정도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세대는 지난해 2학기 '마일리지제'에 기반을 둔 새로운 수강신청 제도를 도입, 학생들이 각자 받은 마일리지를 과목 선호도에 따라 배분해 강의를 신청하도록 했다. 학교 측에 따르면 마우스 클릭 속도보다 각 학생의 과목 선호도에 따라 수강신청이 이뤄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문제점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학교 측은 자평하지만, 학생들은 타 학생들의 선호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어 마일리지를 얼마나 배분할지 결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새 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학교에 전달하고 개선책을 요구할 예정이다.
앞서 대학들은 몇 해 전부터 선착순의 문제점을 줄이기 위해 ‘수강신청 장바구니’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이는 인터넷 쇼핑에서 구매하고 싶은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아두듯 수강신청 전에 미리 원하는 강의를 선택한 뒤 실제 수강신청이 시작되면 장바구니에 담긴 강의의 '신청' 버튼만 눌러 간편하게 진행하는 방식이다.
해당 제도는 이미 이화여대·한국외대·국민대·상명대 등 전국 여러 대학이 운용 중이며 서강대는 이번 학기부터, 서울여대는 올 2학기부터 각각 시행한다.
다만 장바구니 제도 역시 학생들의 편의를 다소 높여줄 뿐 여전히 버튼을 먼저 눌러야 하는 선착순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대학이 강의실 운용비 절감 등을 이유로 들며 강의 여러 개를 합해 대규모 강의 하나로 진행하는 분위기”라며 “이로 인해 수강 인원이 많은 강의는 늘지만 전체 강의 수는 오히려 줄어들어 선택권이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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