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문제점 지적 및 개선 촉구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지난 28일 저녁 김포공항에서 경비행기 추락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추락과 관련해 여러가지 문제점이 지적돼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사고기는 조종사 훈련업체인 한라스카이에어 소속 세스나(C-172S) 경비행기다. 미국에서 제작한 세스나기는 조종사 훈련용으로 가장 안정적이고 대중적이고, 저렴하다. 1대당 4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도 항공대, 한서대 등이 조종사 훈련용으로 세스나기를 쓰고 있다. 국내에 등록된 세스나사 제작 항공기는 130대이고 이중 추락한 C-172S가 74대다.

날개와 동체표면에 붙은 눈과 얼음을 제거하는 디아이싱 장비가 장착돼 있지 않다. 여객기는 뜨면서부터 엔진에서 발생한 열 등을 이용해 눈과 얼음을 녹이게 돼 있다. 하지만 세스나기에는 그러한 장치가 없다.

세스나기는 매뉴얼에 '아이싱이 예상되면 운항하지 말라'고 돼 있다.

전문가들은 "비행기에 쌓인 눈을 치웠고 이륙 당시 눈이 오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륙 후 상공에서 수분과 온도의 조합으로 아이싱이 발생할 수 있다"며 "날씨도 안좋은데 굳이 야간비행 이륙허가를 내줬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전날 서울에는 적설량 4.6cm의 함박눈이 내렸다. 사고기는 전날 오후 6시 30분 관제탑의 허가를 받고 이륙하자마자 추락, 교관 이모(38)씨와 훈련생 조모(33)씨 모두 숨졌다. 사고기는 4인승이지만 2명만 탔다.

국토교통부는 "조종사 과실·정비불량·기체결함 등 모든 가능성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세스나기는 블랙박스가 장착돼 있지 않다.

일각에서는 사설 비행교육원 한라스카이에어의 재정상태 악화에 따른 정비불량 가능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교육비를 환불받지 못하거나 비행교육 시간을 제대로 채워주지 않는 등 문제로 '한라스카이에어 피해자 모임' 웹사이트가 개설된 상태다.

피해자 모임 게시판에는 '공항사용료 연체금액이 억대에 육박해 언제 비행금지될지 모른다'는 등의 내용도 올라와 있다.

여객기와 화물기가 수도 없이 운항하는 김포공항에 조종사 훈련용 경비행기가 이착륙하는 자체가 위험하다는 것.

전문가들은 "여객기가 이륙하면서 생기는 와류(공기 소용돌이)가 몇 분간 활주로 주변 상공에 남아있을 수 있는데 경비행기에는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비행교육원을 양양공항, 무안공항 등으로 이전하려 노력 중이지만 비행교육원은 지방으로 이전하면 당장 교육생 모집에 타격을 입기에 계속해서 김포공항에 남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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