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모든 강력한 신기술과 마찬가지로, 인공지능(AI)은 윤리적으로 책임감 있게 사용돼야 합니다. 인간 수준의 AI는 수십년 후의 일이겠지만 지금 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11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데미스 허사비스는 이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바이오 및 뇌공학과 특별세미나'에서 '인공지능과 미래' 강연을 통해 인공지능 연구를 설명하고 "인공지능 개발이 인간 정신의 수수께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은 기계를 더 똑똑하게 만드는 것으로 범용 목적을 가진 학습 기계를 개발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세계 체스챔피언 카스파로프를 이긴 '딥블루'를 좁은 의미의 인공지능으로 꼽고, 인공지능이 다양한 학습방법으로 능력을 향상해온 과정을 설명했다.
인공지능의 능력을 크게 높인 학습방법으로 딥러닝과 강화학습을 결합한 딥강화학습을 제시했다.
허사비스 CEO는 이어 게임은 인공지능 알고리듬 개발과 시험에 완벽한 플랫폼이라며 인공지능에 아타리 게임 '스페이스 인베이더'와 '블레이크아웃'를 딥강화학습으로 훈련한 효과를 동영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또 "바둑은 인류가 고안한 가장 복잡한 게임으로 직관과 계산이 필요하고, 이를 마스터하는 데에는 패턴인식과 계획 능력도 결합해야 한다. 바둑은 인공지능에 훌륭한 도전 과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바둑은 탐색 공간이 매우 넓고 누가 승자가 될지 판단하는 평가함수를 만드는 게 거의 불가능해 컴퓨터가 하기에는 어려운 게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알파고가 바둑을 학습하는 데에는 다음 수를 예측해 이길 수만을 고려하도록 탐색 폭을 줄이는 정책망과 돌을 놓았을 때 승자를 예측하는 가치망이 이용됐다며 알파고의 학습능력은 컴퓨터와의 대국과 유럽 챔피언 판후이 2단과의 대국에서 입증됐다고 밝혔다.
허사비스 CEO는 또 인공지능을 실제 세계에 적용하면 유전체학부터 기후, 질병, 에너지 거시경제, 물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해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모든 강력한 신기술과 마찬가지로, 인공지능(AI)은 윤리적으로 책임감 있게 사용돼야 한다"며 "인간 수준의 AI는 수십년 후의 일이겠지만 지금 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허사비스 CEO는 AI가 더욱 발전하면 그에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에 "인공지능은 항상 우리를 향상하는데 사용해야 한다. 과학자가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을 돕는 연구 보조원처럼 활용해야 한다"며 인공지능이 도구일 뿐임을 강조했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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