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설문 조사 "2030 여성 가장 혜택 받는 집단"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우리나라 남성 대다수가 국내에서 가장 혜택 받는 집단으로 ‘20~30대 여성’을 꼽은 가운데, 실제 근로현장 혹은 범죄현장에서 여성들의 피해는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남녀 간 성평등 가치 갈등 양상의 현황과 관련된 설문조사 결과 남성 절반 이상이 '된장녀' 등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지난해 10월 1∼20일 15세 이상 35세 미만 남성 1200명과 여성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김치녀', '된장녀', '김여사', '성괴'(성형괴물) 등 여성비하 표현에 얼마나 공감하는지 묻자 남성(유효 응답 1007명)의 54.2%가 공감한다고 답했다. 이는 여성(유효 응답 249명) 24.1%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실제 여성혐오성 글이나 댓글을 인터넷상에 작성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전체의 8.6%를 차지했다. 특히 여성혐오 표현에 공감한다고 답한 사람 중에서는 21.3%였다.

아울러 남성 응답자들은 청소년, 대학생, 취업준비생·무직, 직장인 모두 우리나라에서 가장 살기 좋은 대상 혹은 혜택받은 집단으로 '20∼30대 여성'을 꼽았다.

연령·직업군별로 나눠 살펴보면 남자 청소년은 41.3%가 이처럼 답했다.

연구원은 "남성 사이에서 우리 사회의 여성에 대한 비난이 청소년 시기부터 시작되며 젊은 여성들이 사회적 혜택을 누린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음을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 7일 서울 디지털산업단지에서 진행된 ‘여성 일자리 대책 관련 현장 간담회’에서는 20~30대 여성 근로자들이 결혼이나 출산 후 회사를 그만둘 것을 강요받는 사례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시간선택제는 현실에서 ‘그림의 떡’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여성 근로자들은 시간선택제를 택하기도 전에 회사로부터 퇴사를 강요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이명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은 “시간선택제 활용 기업 명단을 공개하는 등 기업의 인식을 바꾸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성 혐오’와 관련해 여성들은 이러한 인식이 여성 대상 범죄 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여성 사용자들은 “바로 당장 지난 하루 동안 사회 분야 기사로 뜬 뉴스들을 살펴보면 여성이 얼마나 범죄에 쉽게 노출되는지 알 수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지난 12일 하루 인터넷에는 ▲20대 남성, 키스 거절한 노래방 도우미 살해 ▲남성의 데이트폭력 점점 위험수위 ▲20대 여성 한 달째 행방불명인 가운데 용의자 동거남 잠적 ▲60대 남성, 아파트 13층서 20대 여성에 소주병 던져 ▲만취 남성, 태국인 여성 관광객들에 시비 등의 기사가 올라왔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