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인공지능의 도전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계의 도전으로 끝날 뻔한 바둑 대국에서 알파고가 돌을 던지며 이세돌 9단(33)이 1승을 차지했다.
1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진행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에서 이세돌이 인공지능 알파고에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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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계의 첫 승리"…이세돌 9단, 진화 거듭하다 /자료사진=구글 간담회 유투브 |
지난 9일부터 진행된 1국부터 3국까지 매번 새로운 기풍과 전략으로 알파고를 몰아간 이세돌의 시도가 빛을 발한 순간이다.
제한시간을 먼저 소모한 이세돌은 알파고가 1시간을 남겼을 때부터 매 수마다 초읽기에 들어가는 등 상대적으로 압박이 심했으나 오후 4시5분께 해설위원들이 “대악수”라고 평한 알파고의 수 이후부터 흐름을 바꿀 수 있었다.
시합 하반기 스스로의 악수를 수습하려는 듯 알파고의 치열한 수읽기가 진행됐으나 이세돌은 차분히 대응해 나갔다.
앞서 이세돌은 지난 11일 2국이 끝난 뒤 세 번째 대국을 앞두고 박정상 9단, 홍민표 9단, 이다혜 4단, 한해원 3단 등 절친한 기사들을 만나 밤새 전략을 논의하는 등 끊임없이 진화해 왔다.
이처럼 매번 대국을 마칠 때마다 진화한 것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가 아닌, ‘인류계 대표’ 이세돌이었다.
5판3선승제에 따라 경기의 승리를 가져간 것은 알파고였으나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고 집중력을 유지한 이세돌은 지난해 10월 알파고에 5대 0으로 패한 유럽챔피언 판후이와 달리 이길 수 있었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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