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단비 기자] 일명 '만능통장'이라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Individual Savings Account) 상품 판매가 시작되면서 금융권의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반면 보험업계에서는 은행, 증권 등의 금융사에서 벌이고 있는 '그들만의 리그'에 굳이 끼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ISA는 금융당국에서 국민 재산증식 지원을 위한 세제혜택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추진했으며 지난 14일부터 33개 금융기관의 전국 지점을 통해 ISA 상품을 출시, 판매 중이다.
ISA는 예금, 펀드, 파생결합증권(ELS 등) 등 여러 업권의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 모아 투자하면서 세제혜택도 받는 종합 자산관리 계좌로 신탁형과 일임형 두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신탁형은 가입자가 ISA에 담을 금융상품들을 직접 선택하고 투자규모도 결정하는 구조로 ISA에 넣을 금융상품을 직접 고르기 원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일임형의 경우 금융기관이 가입자의 위험성향과 자금운용목표를 고려해 제시하는 모델포트폴리오 중 하나를 선택해 투자하는 방식으로 전문가의 투자판단에 따라 운용하고 싶은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ISA는 소득에 따라 최대 25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있으며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근로자·자영업자, 농어민으로서 직전연도 금융소득이 2000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누구나 가입 가능하다.
판매 4일차에 접어든 지난 17일 기준으로 ISA 누적 실적을 보면 가입자 수는 은행 55만3423명으로 총 가입자수 가운데 9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증권 3만2705명(6%), 보험 153명(0%)이다. 가입금액은 은행 1716억(63%), 증권 997억(37%), 보험 1.6억(0%) 순으로 ISA 가입의 대다수는 은행과 증권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현재 금전신탁업, 종합신탁업 등의 인가를 통해 ISA를 취급할 수 있는 보험사들은 미래에셋생명과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흥국생명, 삼성화재 등 6곳이다.
이 중 ISA를 선보인 보험사는 미래에셋생명이 유일하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14일부터 시작되는 ISA 판매에 발맞춰 '미래에셋생명 LoveAge 신탁 ISA'를 출시했다.
미래에셋생명은 글로벌 자산운용 강점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최적화된 상품 라인업을 제시, 지난해 변액보험 3년 수익률 업계 1위 달성을 차지한 자산운용 역량을 통해 글로벌 자산과 국내 자산을 적절히 분산한 글로벌 포트폴리오로 고객의 안정적인 자금 관리와 목돈 마련을 돕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생명도 ISA 출시를 위해 관련 상품 등을 준비 중이며 조만간 ISA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신탁 상품으로 선보여질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출시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한 다른 보험사들은 아직까지는 별다른 출시 계획은 없다. 좀더 시장상황을 지켜보고 진출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보험회사에서 투자상품을 다루기가 쉽지 않은데다 만약 한다고 해도 영업망이 좁아 고객 유치도 힘이 드는 등 들어가는 노력과 비용에 비해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상품은 기존에도 비과세 혜택이 있는 등으로 ISA에 보험상품을 포함하지 않아 신탁, 펀드 등의 상품을 취급해야 하는데 보험사에서 만들 수 있는 것은 원리금 보장형 신탁상품 정도일 것"이라며 "하지만 이마저도 전문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은행, 증권사에 '보험상품을 만들어 보라'는 꼴로 노하우와 역량이 부족해 고객에게 매력적인 상품이 못될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어 "또한 다른 자산운용사와 중계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해도 판매수수료만 얻는 구조일텐데 수익성은 미미할 것"이라며 "더불어 '신탁은 은행, 펀드는 증권'이 주력상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과연 어떤 고객들이 굳이 은행, 증권사 등이 아닌 보험사를 찾아와 가입을 할까 싶다"고 지적했다.
판매 채널 역시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지배적이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판매를 한다고 해도 설계사를 통하거나 보험금을 지급해주는 창구 지점에서 가능할텐데 대형보험사가 60~70개, 소형보험사는 20~30개 정도 수준으로 판매채널도 마땅치 않다"며 "또한 투자상품 판매자격증이 있어야하는데 그런 인력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ISA 상품은 절대 안하겠다'는 것이 아니다"이라며 "단지 지금 당장 구색맞추기로 하자고 들면 할 수 있겠지만 여러가지 여건을 따져봤을때 지금 굳이 경쟁력도 없는 상태에서 고객 유치 경쟁에 끼어들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좀더 상황을 장기적으로 지켜보고 진출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엿다.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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