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정순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현재의 한국경제 상황에 대해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순원 금통위원은 23일 오후 한국은행 본관 15층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한국경제를 '그레이 스완(gray swan)'에 빗대며 "구조적 문제에서 야기된 경기침체에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레이 스완이란 어느 정도 예측은 가능하지만 뚜렷한 해결방안이 없어 위험이 남아 있는 시장상태를 지칭하는 용어다.
현재의 세계경제에 대해 "1990년대 이후 오랜 호황기에 누적되었던 불균형 때문에 초래된 금융위기로부터 서서히 벗어나는 단계에 있다"고 평가한 정 금통위원은 "중국 금융시장, 미국의 통화정책, 국제유가 등 그간 불확실성이 높았던 요인들이 최근에는 비교적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국제 금융시장은 연초와 같이 높은 변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다소간 벗어난 것으로 생각된다"고 진단했다.
반면 정 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가까운 기간 동안 대규모의 완화적인 거시경제정책으로 새로운 불균형이 축적됐고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을 중심으로 거시경제적 조정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향후 상황에 대한 지나친 낙관은 이르다고 논평했다.
정순원 위원은 "구조적 문제에서 야기된 경기침체에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면서 "수요회복과 공급개선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취해야 할 대안에 대해 정 위원은 "구조개혁과 규제완화 등을 통해 서비스업과 첨단 산업을 육성하는 등 성장모멘텀 발굴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정순원 위원을 비롯해 하성근, 문우식, 정해방 등 4인의 금통위원은 내달 하순 임기가 만료된다. 현행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인 연1.5%이며 현 체제 금통위의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은 내달 19일로 예정돼 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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