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정민 순경 대구수성경찰서 고산지구대
흔히들 우리나라 국민성을 나타내는 말 중에 하나가 '빨리빨리'다. 그 덕분에 초고속 인터넷과 휴대폰을 포함한 정보통신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도 국가가 된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국민성은 도로 위에서도 여과없이 드러난다. 주행 중 빨간불에서 파란불로 바뀐 순간 조금이라도 멈칫하면 여지없이 뒤쪽에서 경적음이 들려온다.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여유'는 정말 없는 것일까?
 
필자가 근무하는 관내에서도 며칠 전 안타까운 교통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3일 새벽 5시20분경 71세 아파트 경비원이 출근길에 왕복8차선 도로를 무단횡단 하다가 그만 차에 치여 숨졌다.

교대 시간에 늦으셨던 것인지, 아니면 도로가 한적한 시간대라 평소처럼 무심결에 횡단을 하신 것인지, 이유를 떠나 사고소식만으로도 매우 안타까울 따름이다.
 
무단횡단 보행자를 단속해보면 한결같이 "급해서요" "늦어서요" 아니면 "원래 여기로 다녔어요" "전에는 단속안하던데요" 등 여유가 없는 바쁜 모습과 안전에 무뎌진 반응을 보여 안타까웠다.

운전면허증을 따기 위해 교육을 받으면 양보운전을 강조한다. 보행자도 마찬가지다. 횡단보도가 조금 멀리 있어 불편하더라도, 날씨가 춥거나 조금 덥더라도, 약속시간에 조금 늦었더라도. 5분 이내의 여유가 나의 안전을 지켜준다.
 
경찰청에서는 보행자 사망사고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키기 위해, 보행자 스스로 자신을 보호 할 수 있는 방어보행 3원칙을 제정하였다. ▲〈서다〉 횡단 전 보행자와 운전자가 서로를 살피는 잠깐의 시간이 중요 ▲〈보다〉 횡단 중에도 접근하는 차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 필요 ▲〈걷다〉 뛰게 되면 주의력이 분산되고, 운전자도 보행자 발견이 어려움이 있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보행자의 여유, 나를 지켜주는 소중한 마음가짐이다. /홍정민 순경 대구수성경찰서 고산지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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