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충북 청주 4세 여아 암매장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원점 재수사를 검토해야할 수준의 난관에 봉착했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전날인 24일 오후 가혹행위로 숨진 의붓딸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계부 안모씨(39)에 대한 최면수사를 진행했지만 안씨의 의식적인 최면거부로 무위에 그쳤다.
앞서 전날 경찰은 안씨의 진술에 의존해 안양 시신 수습에 나섰으나 발굴에 실패, 안씨가 시신 유기 장소를 속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경찰청 본청과 충북지방경찰청 소속 최면 수사관 2명을 동원 안씨를 상대로 최면 수사를 벌였다.
그의 주장대로 안양의 시신을 실제 진천 야산에 묻었는지 등을 확인, 수색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오후 2시부터 무려 5시간에 걸친 최면수사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안씨의 방어기제가 강해 소용이 없었다는 게 경찰의 전언이다.
경찰 관계자는 "멘탈이 강해 심리적 동요가 없다"며 "일부러 최면에 걸려들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최면 수사관들은 "안씨 진술 상당 부분이 거짓말"이라는 소견을 냈다.
안씨는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지난 18일 아내 한모씨(36)가 자살하면서 안양 시신 유기 사실이 드러나 경찰에 체포된 이후 줄곧 냉정을 유지했다.
내내 침착하고 담담한 태도를 유지하던 그는 4차 진술조사까지는 거의 '예'와 '아니오' 식의 단답으로 일관했다. 프로파일러 조사 때는 여유 있게 미소를 지어 보이기도 했다.
안양 시신 발굴 현장에서는 "왜 제대로 못 파느냐"고 경찰들을 독려해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안씨를 조사한 프로파일러들은 "거짓말을 잘하고, 임기응변에 능하다"고 진단했으며, 거짓말 탐지기도 그가 진천 야산에 시신을 유기했다는 대답에 '거짓'이라고 반응했다.
경찰은 4차 조사 사흘만인 25일 안모양(사망 당시 4살) 시신 암매장 장소로 진천 야산을 지목하는 안씨의 진술에 의존, 발굴 작업을 재개할 예정이었으나 최면 수사에서도 거짓 반응이 나옴에 따라 일단 보류했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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