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기제 강해 최면수사도 실패…딸 시신 수색작업 오늘 재개
[미디어펜=이상일 기자]친모 한모씨(36·지난 18일 사망)의 가혹행위로 숨져 암매장된 안모양(사망 당시 4세) 사건과 관련, 계부 안모씨(38)가 아내 한씨를 상습 폭행한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 중인 청주 청원경찰서 곽재표 수사과장은 이날 "자살한 한씨의 진료기록을 토대로 안씨가 아내를 폭행한 정황을 포착, 추궁 끝에 일부 자백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씨에게 사체 유기 혐의와 아동복지법상 폭행 혐의 외에 아내를 폭행한 폭력행위처벌법 위반 혐의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안씨는 현재까지 진행된 수사를 통해 숨진 안양을 암매장하고, 생전 안양을 1~2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씨에 대해선 폭행치사 혐의를 적용했으나 그가 자살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또 경찰은 이번 사건의 결정적 실마리가 될 안양의 시신 수습 작업을 25일 오전 10시부터 진천군 백곡면 갈워리 야산 일대에서 나흘만에 재개했다. 경찰은 지난 19일과 21일 이틀에 걸쳐 안씨가 줄곧 암매장 장소로 지목한 진천 야산을 집중 수색했지만 안양의 시신을 찾지 못한 바 있다.

곽 과장은 "안씨의 진술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같은 장소를 지목하는 만큼 시설안전공단 관계자를 불러 지질·밀도조사를 시행할 예정"이라며 "수색 범위를 넓혀 이 조사를 통해 땅이 파헤쳐진 곳을 추적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안씨의 진술에 모순점이 있다고 판단, 수색 작업을 중단하고 진술이 맞는지 아닌지를 가리는 데 주력했다.

지난 22일 안씨를 상대로 한 거짓말 탐지기(폴리그래프) 검사와 프로파일러 조사에선 거짓 진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에는 경찰청 본청과 충북경찰청 소속 최면 수사관 2명을 동원해 장시간 최면수사를 벌이기도 했지만 안씨의 방어기제가 강해 최면에 실패, 무위에 그쳤다.

결국 경찰은 의심의 여지는 있지만 안씨가 기존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수색 작업 재개를 결정한 것이다.

곽 과장은 "안양의 시신을 발견하지 못하더라도 내일 현장검증을 실시하기로 했다"며 수사가 사실상 막바지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오는 28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안양은 2011년 12월 중순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물을 받아놓은 욕조에 머리를 3∼4차례 집어넣은 친모 한씨의 가혹 행위로 숨진 뒤 부모에 의해 암매장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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