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기자]야구, 탱고 등 다채로운 스포츠·문화 이벤트를 활용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이색 외교가 브뤼셀 테러와 겹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 인사들은 지난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테러가 발생하자 중남미를 순방 중이던 오바마 대통령의 조속한 귀국을 촉구했다고 24일(현지시간)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국교 정상화가 이뤄진 쿠바를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88년 만에 방문 중이었다.
공화당 대선 경선후보인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세계 각국 지도자들과의 회담을 조직하며 백악관에 있어야 할 사람이 다른 데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도 트위터를 통해 "브뤼셀 테러를 코앞에 두고 쿠바에서 우습지도 않은 연설이나 하고 있다"고 조롱했다. 공화당 인사 대다수는 미국과 쿠바의 해빙무드를 반기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이같은 비판에 아랑곳 않고 다음 순방지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건너가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 대통령이 주최한 국빈만찬장에서 여성댄서와 '깜짝 탱고'를 추자 비난 여론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인터넷 상에는 불타는 브뤼셀을 배경으로 삼아 탱고를 추는 오바마 대통령의 합성사진까지 나돌았다. 테러 실황을 보도하는 뉴스 채널에서 사안의 심각성과 전혀 안 어울리는 탱고 장면이 나와 묘한 대조를 이루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방문 때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함께 쿠바 대표팀과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구단의 친선경기를 관전했다.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이날 MSNBC방송의 '모닝조'에 출연해 "야구나 탱고같은 것들은 지금의 심각한 분위기와 어긋난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대테러 방향에 부합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맞섰다. 그는 이날 마크리 대통령과 동석한 기자회견에서 "공포를 무시하는 게 우리에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세계 각국과 좋은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방해하려는 테러리스트들의 시도를 허용해 그들의 손에서 놀아나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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