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모처럼 짬내서 휴가를 갖게 된 김 모씨(42, 남). 그의 행선지는 제주도. 들뜬 마음을 안고 부랴부랴 짐을 꾸려 캐리어에 담고 공항에 도착해 수속을 밟았다. 그는 남는 시간 동안 커피 한잔을 마시다 담배 한모금이 생각났다. 15분 탑승시간을 남겨두고 부리나케 1층으로 내려가 흡연실에서 담배 한대를 물었다. 갑자기 전화한통이 왔다. "모르는 번호인데" 받고 나니 항공사의 긴급호출이다. 자신의 캐리어에 문제가 있다며 수속밟은 곳으로 오라는 전화다. 바로 갔더니 공항 검색대 옆 수하물 코너에서 짐을 확인해야 한다는 안내였다. 자신의 캐리어를 확인하면서 '아차' 싶었다. 짐 안 점퍼에 라이터가 들어있었다. 확인하지 않은 채 짐을 꾸렸기 때문이다. 라이터는 1인 1개만 허용된다. 승객이 소지하고 타야 한다. 자칫 비행기 시간을 맞추지도 못한채 맨 몸으로 여행을 해야 할 뻔 했다.
최근 아시아나 여객기에 반입금지 물품인 ‘전동스쿠터’가 실린 사실이 이륙 후 확인돼 인근 공항으로 회항했다가 재출발하는 소동이 벌어지면서 ‘여객기 반입금지 물품’에 대한 관심이 새삼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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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1일 오후 2시(이하 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여객기 OZ211편이 이륙 후 5시간이 지나고서 화물칸에 전동스쿠터가 실린 사실이 파악돼 알래스카 앵커리지공항으로 회항했다./아시아나 |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항공기의 경우 국토교통부 고시 ‘항공기 내 반입금지 위해 물품’에 의해 항공기 객실반입 및 위탁수하물반입 금지·허용 물품을 각각 규정하고 있다.
항공기 내 반입금지 물품은 △폭발성 △인화성 △유동성 물질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것 등이 포함된다. 구체적으로 수류탄, 다이너마이트, 화약류, 연막탄, 조명탄, 폭죽이나 지뢰 등의 푹발 장치와 염소나 표백제, 상업용 방사성동위원소, 전염성·생물학적 위험물질 등의 방사성·전염성·독성물질은 객실과 위탁수하물로 운반할 수 없다.
또한 성냥이나, 휘발유 등의 인화성 물질이나 소화기, 드라이아이스등의 기타 위험물질의 경우도 반입이 금지된 물품이다. 단, 소형안전성냥이나 휴대용 라이터는 각 1개에 한해 객실 반입을 허용하고 있으며 드라이아이스의 경우 1인당 2.5kg에 한해 이산화탄소배출이 용이하도록 안전하게 포장된 경우 항공사 승인 하에 반입이 가능하다.
객실 반입은 금지되지만 위탁수하물은 가능한 물품은 △과도나 커터칼 등의 창이나 도검류 △야구배트·양궁·화살 등의 스포츠용품 △도끼·망치·송곳 등의 공구류 등이다. 단, 안전면도날이나 일반휴대용면도기, 전기면도기 등은 객실반입이 가능하다. 또한 테니스라켓 등의 라켓류, 인라인스케이트, 스케이트보드, 등산용 스틱 등도 객실 반입이 가능하다.
객실과 위탁수하물이 모두 가능한 물품은 △수저 포크 손톱깎이 등 생활도구류 △액체류 위생용품 △욕실용품 △의약품류 등이다. 다만 액체의 경우 국제선 객실 반입시에는 100㎖이하만 가능하며, 위탁수하물인 경우 개별용기에 500㎖이하로 1인당 2kg까지만 반입이 허용된다.
이는 우리나라 항공에서 적용되는 기준이며, 목적지가 외국일 경우 해당국이 추가 금지물품이 있는지 항공사 또는 여행사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지난 11일 발생한 아시아나 여객기 회항소동은 리튬배터리가 장착된 전동스쿠터가 문제가 됐다. 리튬배터리가 장착된 전동스쿠터의 경우 용량에 관계없이 기내반입과 수하물 위탁이 모두 금지돼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 항공기 화물칸에 실은 리튬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가 잇따르자 내려진 조치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지난달 스마트폰·노트북 등의 리튬배터리를 부치는 짐에 넣지 못하게 금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국적 항공사들도 배터리를 반드시 기내에 가지고 탈 것을 승객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1일 오후 2시(이하 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여객기 OZ211편이 이륙 후 5시간이 지나고서 화물칸에 전동스쿠터가 실린 사실이 파악돼 알래스카 앵커리지공항으로 회항했다.
OZ211편은 앵커리지공항에 전동스쿠터를 내리고 다시 출발해 12일 오후 10시40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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