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측 "돌·나무 투성이 땅, 엄동설한에 홀로 팠다는 주장 안 믿겨"
시신 수색 나흘 만에 재개…지표면 투과 레이더(GPR)로도 탐지 안돼
[미디어펜=이상일 기자]친모의 가혹행위로 숨져 암매장된 안모양(사망 당시 4세)의 시신 수습 작업이 25일 나흘 만에 재개됐지만 또다시 무위에 그쳤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4시간가량 충북 진천군 백곡면 갈월리 야산 일대에서 안양 시신 수색을 진행했다.

지난 19일과 21일 굴착기와 수색견, 경찰 60여명을 동원했던 것과 달리 이날 수색에는 한국시설안전공단 지원을 받아 1.5m 깊이의 땅속 단면 관측이 가능한 지표면 투과 레이더(GPR)를 투입했다. 

만삭의 아내와 2011년 엄동설한인 12월 중순 진천 야산으로 딸의 시신을 옮겨 2시간동안 1.5m 깊이로 땅을 파 암매장했다는 계부 안모씨(38)의 일관된 진술대로라면 안양의 유골 탐지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날 GPR 수색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안양의 흔적을 찾아내지 못했다.

대대적인 발굴 작업으로 안씨가 지목한 일대를 모두 파헤친 데 이어 GPR 수색에도 실패하면서 경찰은 안양 시신 수습 가능성이 작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이날 수색으로 안씨 진술의 신빙성이 더욱 낮아졌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수색은 GPR이 의심이 가는 곳을 특정하면 5명의 형사가 파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돌, 나무가 많아 건장한 형사들이 굉장히 애를 먹었는데 안씨 혼자 시신을 암매장했다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씨는 지난 23일 거짓말 탐지기 검사와 프로파일러 조사에서 일부 '거짓 반응'이 나온 데다 전날 최면수사에서도 거짓 진술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안양 시신이 수습되면 법정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거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안씨가 의도적으로 거짓 진술을 해 경찰 수사를 방해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다만 경찰은 사건의 진실을 아는 아내 한모씨(36)가 지난 18일 자살해 계부 안씨의 진술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어 일단 이날 수색에서 GPR이 특정한 7곳을 추후 발굴 하기로 했다.

경찰은 이달 26일 안씨를 데리고 안양 시신 유기 과정을 확인하기 위한 현장 검증을 한 뒤 수사를 매듭짓고 28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안양은 2011년 12월 중순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물을 받아놓은 욕조에 머리를 3~4차례 집어넣은 친모 한씨의 가혹 행위로 숨진 뒤 부모에 의해 암매장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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