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시경 기자] 수도권에 이어 부산에서도 테라스하우스형 아파트가 인기를 얻는 가운데, 해당 단지형에 대한 꼼꼼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작년 부산에 최초로 분양된 테라스하우스인 ‘가화만사성 더 테라스’의 후속 단지가 최근 1순위 청약에서 당해 마감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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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초 분양한 한 테라스하우스의 견본주택 내부 모습/자료사진=미디어펜 |
앞서 수도권에서 첫 선을 보이며 인기를 끌기 시작한 테라스하우스는 편리한 인프라와 쾌적한 전원생활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점을 대표적으로 내세워 수요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실제 ‘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 견본주택에서 만난 한 40대 관람객은 “산이나 호수와 인접한 저층 단지의 넓은 테라스에서 친구를 불러 바비큐 파티를 하거나 와인을 마시는 것은 영화 속 한 장면 같다”며 테라스 하우스를 선호하는 이유를 밝혔다.
이처럼 테라스 하우스에 대한 막연한 ‘로망’을 가진 이들에게 관련업계 전문가는 현실적인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테라스 하우스라 하면 흔히들 가든파티 등을 떠올리지만 테라스 하우스는 엄연한 ‘집’으로, 하루이틀 머무는 펜션이 아니다”라며 “윗집이나 옆집 등 인근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하지 않고 고기를 구웠다간 냄새와 소음 때문에 관리실에 민원이 들어오는 일도 허다하다”고 설명했다.
회원수 30만 명의 부동산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이와 유사한 내용의 글이 올라와 사람들의 의견이 달렸다.
본인을 14층 아파트에서 산다고 밝힌 한 회원은 “현재도 밤에 문을 열어놓으면 단지 앞 길에서 통화하는 소리까지 들리는데 아래층 테라스에 나와 떠들면 소음공해가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다른 회원 역시 “여름에 아이들 물놀이를 할 수 있다고 홍보한 아파트도 봤는데, 실제 내 옆집이나 아랫집에서 야외테라스에 아이들이 뛰어논다고 생각하면 시끄러울 것 같다”고 평했다.
반면 테라스하우스에서 살고 있다는 한 회원은 “스크린을 설치해 영화도 보고 잘 활용하고 있다”며 “이웃에 제대로 양해를 구하고 본인이 부지런하다면 문제 없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테라스하우스를 구매하려 한다면 감안해야 할 사항이 또 있다.
함영진 센터장은 “테라스하우스는 산·호수 등을 낀 주택용지의 지형지물을 극대화하기 위한 형태로, 아파트 뒤쪽이 산이나 구릉지를 향해 있어 뒤가 막힌 경우가 많다”며 “이럴 경우 맞통풍이 힘든데다 결로현상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올초 분양을 진행한 수도권 테라스하우스의 분양 관계자는 “테라스하우스형 아파트를 산자락에 계단식으로 지으면 맞통풍이나 결로, 냉난방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이를 감안해 계단식 설계를 일부러 피했다”고 설명해 기존 테라스하우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짚기도 했다.
함영진 센터장은 “테라스하우스를 막연한 환상만 가지고 성급히 구매하기로 결정하면 안 될 것”이라며 “만약 구매한다면 해당 단지가 지역 내 희소성을 갖거나 좋은 조망권을 갖췄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이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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