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공시생 청사 습격사건'이 단독범행으로 결론 날 전망이다.

공무원 시험 응시생 송모(27)씨의 인사혁신처 사무실 침입‧성적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번 사건을 송씨 단독 범행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경찰은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내부 CCTV 영상과 송씨 진술 내용을 대조한 결과 송씨가 지난 2월 28일 최초로 청사에 들어가 공무원 신분증을 훔친 뒤 총 다섯 차례 청사에 침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송씨는 이날 외출‧외박에서 복귀하는 청사경비대 소속 의무경찰들 틈에 끼어 청사 후문 민원실을 통과해 본관으로 진입했다. 이후 청사 안을 배회하다 1층 체력단련실에 들어가 탈의실에서 공무원 신분증을 훔쳤다.

경찰 관계자는 "송씨 나이가 26세로 젊고 머리도 짧은데 복귀하는 의경들을 뒤따라가니 방호원이 의경으로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며 "송씨도 '의경들 뒤를 따라가니 문이 열려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당일 송씨는 인사처 사무실에 들어가 필기시험 문제지를 훔치려고 했으나 사무실 출입문이 잠겨 있어 실패했다.

이후 지난달 6일 다시 청사에 들어갔고 같은 달 24일에도 청사에 진입했다가 채용관리과 사무실 바깥 벽면에 4자리 숫자가 적혀 있는 것을 보고 이를 도어록에 입력했다. 송씨는 문이 열린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사무실 안으로 진입했다.

이날 송씨는 채용관리과 사무실에서 채용 담당자 컴퓨터 접속을 시도했으나 역시 비밀번호 때문에 길이 막혔다.

한편 송씨는 이틀 뒤인 3월 26일 비밀번호 해제 프로그램을 이동식 저장장치(USB)에 담아 다시 사무실에 들어와서는 비밀번호를 풀고 자신의 성적을 조작,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했다.

경찰 측은 "조력자가 있었다면 범행 이후 잠적하는 것이 일반적 행동인데 송씨는 휴대전화도 계속 사용하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생활을 했다"며 "잠정적이지만 송씨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