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고이란기자] “2개월 후면 고용불안이 거제를 덮칠 것이다. 지금부터 지자체와 정부가 준비에 나서야한다.”
11일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 관계자는 이같이 밝히며 거제를 고용위기지역으로 선정해야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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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한해 거제지역에만 40개가 넘는 조선관련 중소기업이 폐업했고 올해 3월까지도 수십개의 업체가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대우조선해양 기술교육원 홈페이지 |
지난 7일 경남 거제의 양대 조선소인 대우조선해양의 노조와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오는 6월 발생할 고용대란 사태를 경고하며 대책마련에 나서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양플랜트 문제가 또 다시 불거진 것이다. 지난해에는 제때 인도가 되지 않아 문제였지만 올해는 인도 돼도 문제다. 새로운 수주가 없어 물량팀을 비롯한 하청업체 등 수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기 때문이다.
앞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도 이 사태를 예견했다. 정 사장은 매출 12조, 인력 3만 명을 회사의 가장 적정 수준이라 보고 흑자실현을 위해 인력조정이 있을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지난 2013년을 기점으로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관련 인력부족을 겪으면서 단기계약 형식의 물량팀을 대거 수혈했다. 그 결과 5만 명까지 인력은 불어났다.
해양플랜트가 인도되면 물량팀의 계약이 끝나, 자연스럽게 3만명 수준으로 인력이 줄어들 것이라 정 사장은 예측했다. 조단위 적자에 채권단의 지원까지 받은 대우조선해양 입장에서는 계약이 끝나는 물량팀까지 책임져야할 의무도 여유도 없다.
이에 노조는 정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노조 관계자는 “예전에는 해양플랜트가 한 해 1~2개 정도 인도되는 수준이지만 이제는 한 해 9~10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본다. 1척에 2000~3000명 정도의 인력은 계약이 끝나면 짐을 싸야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작년 한해 거제지역에만 40개가 넘는 조선관련 중소기업이 폐업했고 올해 3월까지도 수십개의 업체가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일명 ‘조선 빅3’가 비슷한 시기에 해양플랜트를 수주했기 때문에 사정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예전에는 1000명의 물량팀이 계약이 끝나도 타사로 옮겨가면 됐지만 이제는 수주물량도 없어 똑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고용위기지역 자격이 안되는 건 맞다. 하지만 6월 거제에 실직자가 쏟아져 나오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데이터를 토대로 예상되는 수치다. 1년 후도 아닌 몇 개월 후의 일이다. 지금부터라도 노조와 협의해 지역경제가 붕괴되지 않도록 미리미리 준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넋 놓고 있다가 사후약방문이 되면 소용없다. 노동자들이 최소한의 먹고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되려면 기업의 도산, 구조조정 등으로 실업자나 비자발적 이직자 수가 전년도 전체 고용자 수의 5%를 넘어야 한다.
특별고용위기업종은 이와 달리 고용부 장관이 주재하는 고용정책심의회에서 심의해 지정할 수 있어 거제가 특별고용위기 업종으로 지정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특별고용위기업종으로 지정되면 해당 업종의 사업주·근로자가 고용유지지원금, 실업급여 특별연장급여, 전직·재취업 등을 지원받는다. 매출액의 50% 이상이 해당 업종과 관련된 협력업체도 지원받을 수 있다.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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