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인사혁신처 사무실에 침입해 성적을 조작한 공무원 시험 응시생 송모(26)씨가 시험 응시 자격요건인 토익(TOEIC)과 한국사능력시험 점수를 얻고자 허위로 병원 진단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송씨가 작년 한국사능력검정시험과 토익시험에서 시력이 나쁘다는 병원 진단서를 제출, 일반 응시생보다 시험 시간을 늘린 사실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송씨가 응시한 '지역인재 7급' 공채는 학과 성적 상위 10%, 한국사능력검정시험 2급 이상, 토익 700점 이상이 응시자 추천 요건이다.
송씨는 작년 1월24일 치러진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앞두고 한 대학병원에서 자신이 약시(교정시력 0.16)임을 증명하는 진단서를 발급받았다.
그는 이 진단서를 시험 당시 제출했고, 시험 규정에 따라 80분에서 96분으로 시험 시간을 늘리는 혜택을 받았다.
송씨는 같은 해 2월7일 토익시험에서도 같은 진단서를 제출해 독해(R/C) 영역 시험시간을 75분에서 90분으로 늘려 받았다.
그는 병원 시력검사에서 검사표가 보이지 않는다는 거짓말로 이런 진단서를 발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송씨 성적을 확인한 결과 2014년에는 토익 점수가 자격요건인 700점에 미달했으나 이듬해 2월에는 700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송씨 학교 성적이 조작됐는지도 살펴보고 있으나 아직 특별히 의심되는 정황은 나오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송씨가 문제지를 훔친 공직적격성검사(PSAT) 모의고사를 치른 277명 중 송씨를 포함해 107명이 해당 시험 결과를 응시자 추천에 적용받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들과 송씨의 연관성도 수사하고 있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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