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재현 기자] #서울 시내 교차로에서 A씨는 급하게 비보호좌회전을 했다. 녹색신호에 따라 정상적으로 운행하던 B씨는 난폭운전 차량은 A씨와 충돌했다. 과실비율 인정기준에서는 A씨는 80%, B씨는 20%로 과실을 산정했다. 이 사고로 A씨와 B씨가 부상을 입었다. 인적사고는 피해자의 상해등급 급수와 사고건수에 따라 보험료가 할증된다. A, B씨 모두 과실비율과 무관하게 무사고인 경우보다 모두 약 30% 할증보험료 30%가 인상됐다. 조건은 만 46세, 차량가액 2200만원, 가입경력 3년 이상 등이다. 또 각각 100만원씩 차량수리비가 나온 상황에서 A, B씨는 사고건수에 따라 동일하게 무사고인 경우보다 약 25% 인상됐다. 물적사고 할증기준금액(2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할증요률이 인상되고 사고건수에 따라 인상돼 보험료가 무사고인 경우보다 약 30% 인상된다. 이에 따라 난폭운전자인 A씨나 선량한 운전자인 B씨 모두 사고건수에 따라 동일하게 할증되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자동차사고 발생 때 당사자의 과실비율을 감안하지 않고 동일하게 보험료를 할증되는 형평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의 보험료 산정과 보장서비스가 보다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개선해나가기로 했다.

또 사망, 후유장애 위자료 등 인적손해 보험금 지급 기준을 소득수준 향상과 판결액 등을 감안해 현실화하기로 했다. 다만 제도개선으로 보험료가 과도하게 인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후 보험금 지급수준을 결정키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18일 자동차보험 관련 불합리한 관행을 점검해 개선키로 했다.

권순찬 부원장보는 이날 기자브리핑을 통해 "자동차보험의 보험료 산정과 보장서비스가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개선할 것"이라며 "자동차보험 가입자의 권익을 제고하고 나아가 자동차보험에 대한 국민 불신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보통 자동차사고가 발생해 보험금이 지급된 경우, 다음해 보험료는 할인할증요율과 사고건수요율을 통해 할증된다. 보험회사는 사고당사자간 과실비율의 차이는 반영하지 않고 동일하게 할증시키고 있다.

권 부원장보는 "상대적으로 과실이 적은 선량한 피해자와 과실이 큰 난폭운전자가 동일한 부담을 안아 형평성에 어긋난다"면서 "운전자의 안전운전의식 유인도 낮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과실비율 차이에 따른 위험도를 보험료에 반영키로 했다. 쌍방과실사고에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과실비율에 따라 다음해 할증보험료를 차등화해 부과토록하겠다는 것.

일례로 과실비율 10% 운전자의 경우 보험료 할증률은 낮게 책정하고 90% 운전자는 높은 할증률을 부과할 예정이다.

현행 표준약관상 사망·후유장애 위자료, 장례비, 부상 휴업손해 보험금 등 인전손해 보험금 수준이 비현실적인 문제점도 기준점을 소득수준 향상과 판결액 등을 감안해 현실화 시키기로 했다.

또 금융소비자가 자동차보험 가입경력 인정제도를 보다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강구키로 했다.

지난 2013년 9월 가입경력 인정제도를 도입했으나 보험회사가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안내하지 않고 소비자도 보이스피싱 등 개인정보 유출우려로 가입률이 저조했다.

가입경력 인정제도는 기명피보험자 이외의 피보험자가 향후 본인 명의의 보험 가입 때 보험료를 절감할 수 있다. 종피보험자가 본인 명의의 자동차보험 가입 때 최대 51.8%까지 보험료 절감이 가능하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형사합의금을 지급하기 전이라도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 보험회사가 피해자에게 직접 형사합의금(보험금)을 지급토록 개선키로 했다.

이밖에 △자동차보험 공동인수제도 개편 △다둥이 특약 자동차보험상품 출시 장려 △보험회사의 치료비 지급내역 통보 의무화 △서민우대 자동차보험 이용 활성화 등을 개선키로 했다.

금감원은 보험업계와 태스코포스(TF)를 구성, 세부과제별로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쳐 올해 중 이행환료할 수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