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부인' 이경선씨 가족 모욕 혐의만 유죄…집행유예 1년 선고
[미디어펜=이상일 기자]'좌익효수'라는 필명으로 특정 후보를 비판한 글을 인터넷에 올린 국가정보원 직원에게 법원이 선거개입 등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결했다.

판사는 판결문에서 "국정원 직원 A씨가 과거부터 선거와 무관하게 여러 정치인들을 비방해왔고 선거 관련해 작성한 댓글 수가 많지 않다"며 "특정 후보를 낙선 또는 당선시키기 위한 계획적·능동적 행동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판사가 판단하기에, 비록 A씨가 특정 후보를 당선·낙선시키려 했다고 의심할 정황은 있지만 몇몇 댓글만으로 선거에 개입하려 한 혐의를 인정하기에 충분치 않다고 본 것이다.

선거 이후 A씨가 특정 정치인 비방 글을 계속 작성했다는 것도 판단 근거가 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이창경 판사는 21일 A(42)씨의 국정원법 위반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인터넷 방송 진행자인 '망치부인' 이경선씨 가족을 비방한 혐의(모욕)를 유죄로 인정,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A씨가 망치부인 이씨 부부와 딸을 비하하는 글을 작성한 혐의에 대해서 "온갖 욕설과 저속하고 외설적인 각종 표현으로 수십차례 모멸감을 줘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국정원 직원 A씨가 인터넷공간의 익명성 때문에 신분이 드러나지 않는 점을 악용해 특정 국민을 향한 적대감을 공공연히 드러냈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A씨는 2012년 대선 전후 인터넷에 선거운동으로 여겨지는 글을 10차례 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해당 글 중 5.18 광주사건을 '폭동'으로 표현한 것도 있었다.

검찰은 판례를 검토한 끝에 A씨가 호남을 비하한 부분에 대해서 혐의가 없다고 처리했다. 집단 내의 특정한 구성원을 지칭하지 않는 한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 '좌익효수'라는 필명으로 특정 후보를 비판한 글을 인터넷에 올린 국가정보원 직원에게 법원이 선거개입 등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결했다./자료사진=국가정보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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