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았던 친할머니와 친모간 친권·양육권 갈등
친모, 가해자 계모·친부에 '살인죄 적용 검토' 탄원서 제출
[미디어펜=이상일 기자]친부와 계모에게 살해된 뒤 암매장된 고 신원영군(7)의 누나 신모양(10)이 임시아동보호시설에서 머무르면서 친모 등 가족들과 면회를 하는 등 점차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신양이 신군의 장례식이 열렸던 지난달 13일 경기도의 한 임시아동보호시설로 옮겨져 한 달 넘게 생활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당시 아동보호기관은 '원영이 사건' 가해자인 계모와 친부의 끔찍한 범행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데다 친권·양육권을 두고 갈등 조짐을 보인 친모와 친할머니 사이에 신양을 둘 수 없다고 판단, 시설 입소를 결정했다.

이후 회복에 집중해 온 신양은 등교는 잠시 미뤄둔 채 시설에서 교육 등 각종 프로그램을 무리 없이 소화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1~2차례씩 소아정신과 전문의 및 심리치료사로부터 치료를 받으면서 안정을 되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들어 이뤄진 가족들과의 면회에서도 신양은 밝은 웃음을 보였다고 친모는 전했다.

친모 A씨(39)는 "아이가 나를 보자마자 달려와 껴안았다. 면회가 허락된 1시간이 1분처럼 짧게 느껴졌다"며 "가족과 지인들의 손편지를 아이에게 전달하고, 그간 못했던 대화를 나눴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한 "친권·양육권을 포기한 과거가 너무나도 후회스럽다. 다시는 혼자두지 않겠다고 아이와 약속했다"며 "아이가 돌아오면 원영이 몫까지 사랑으로 보살피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건 발생 1년여 전부터 신양과 함께 둘이 살았던 친할머니도 면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보호기관은 신양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더 이상 친모와 친할머니 등 가족들의 면회를 허락하지 않기로 했다.

보호기관 관계자는 "신양의 친권·양육권을 두고 친모와 친할머니가 갈등을 빚고 있는 상태로, 면회를 허락하면 오히려 아이에게 혼란만 줄 수 있다고 판단된다"며 "검찰의 친부 친권상실 청구 결과 및 친모의 친권·양육권 변경 신청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가족들의 면회를 금지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원영이 사건 첫 재판은 이달 25일 오후 2시 수원지법 평택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A씨는 이달 중순 계모와 친부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 엄벌해달라는 요구가 담긴 시민 3000명의 서명 및 가족들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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