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 일가 형제들이 조세도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평소 ‘나눔·투명’ 경영을 강조해온 아모레퍼시픽그룹이 회사 이미지 타격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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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모레퍼시픽그룹 일가 형제들이 조세도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평소 ‘나눔·투명’ 경영을 강조해온 아모레퍼시픽그룹이 회사 이미지 타격에 노심초사하고 있다./아모레퍼시픽 |
뉴스타파는 최근 유출된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 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모레퍼시픽 창업주인 고(故) 서성환 회장의 장남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59)과 딸 서미숙씨(58)의 명의로 된 페이퍼컴퍼니 2곳을 발견했다고 21일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창업주인 서 회장은 부인 변금주씨와 사이에 2남(영배·경배) 4녀(송숙·혜숙·은숙·미숙)을 뒀다. 장남인 서영배 회장에게는 건설과 증권, 보험 등을 차남인 서경배 회장에게는 화장품 사업을 각각 물려줬다. 딸들은 경영에 일절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페이퍼컴퍼니 명단에 오른 이들이 장남 서영배 회장과 다섯째 미숙씨다.
아모레퍼시픽은 조세회피처 명단에 오너 일가가 이름을 올린데 대해 "서 회장과 서씨가 개인적으로 관여한 일로 회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난처한 기색이 역력했다.
조세회피처와 관련해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고는 하지만 서경배 회장의 형과 누나 등 오너 일가가 재산은닉을 목적으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경배 회장은 그동안 나눔·투명경영을 강조해온 터라 이와 역행하는 행보가 더욱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서영배 회장과 서미숙씨는 창업주의 자녀로 아모레퍼시픽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서 회장의 경우 1900년대 초 계열 분리되면서 아모레퍼시픽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서 씨는 경영에 참여한 적이 없다. 두 분이 개인적으로 관여한 일 일뿐 회사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서 회장은 지난 2004년 9월 ‘워터마크 캐피탈(Watermark Capital ltd)’이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아카라 빌딩에 설립했다.
워터마크 캐피탈은 1달러짜리 주식 1주를 발행한 전형적인 페이퍼컴퍼니로 주주와 이사명단에 서 회장의 이름이 올랐다. 그러나 2013년 6월, 워터마크 캐피탈의 주주와 이사명단에서 서 회장이 빠지고, ‘얼라이언스 코퍼레이트 서비시즈’라는 회사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서 회장이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것은 싱가포르 소재 은행 계좌에 들어있는 자산을 숨기기 위한 목적이며, 주주에서 빠진 것은 조세도피가 사회문제로 부각되자 자신의 이름을 감추기 위한 목적이라고 뉴스타파는 분석했다.
서 씨의 경우, 2006년 4월 ‘웨이제 인터내셔널 (Weise International ltd)’이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주소지 역시 아카라빌딩으로 이 페이퍼컴퍼니는 2014년 문을 닫았다. 이 회사의 주주로 서 씨 이외에도 그의 세 아들도 이름을 올랐었다는 점을 들어 뉴스타파는 상속이나 증여목적으로 설립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대해 서 씨는 변호사를 통해 2004년부터 캐나다 이민을 준비하면서 합법적으로 화를 반출한 것으로 해명했다. 그는 “2006년 캐나다에 37억원을 송급했으며, 세무서에 적법하게 신고했지만 2년 뒤 이민을 포기하면서 돈을 다시 국내로 들어왔다”고 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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