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살규제 제조사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배해상 청구 소송 공판이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정인숙 부장판사)는 25일 '성준이' 등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살균제 제조사와 국가상대 손배해상 청구 소송 속행공판을 열고 양측 의견을 심리했다. 

피해자들은 "현재 검찰 수사 과정에서 살균제 제조사들이 낸 몇몇 연구결과가 일부 조작됐다는 점이 드러나 문제 되고 있다"며 이를 반영해 재판해달라고 요구를 전달했다. 재판부는 "수사 결과를 보고자 다음 재판을 2∼3개월 후에 열겠다"고 공표했다. 

성준이 등의 소송은 2012년 제기됐다. 그동안 총 9회 열린 재판에서 양측의 입장은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법원이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지만 일부 원고가 거부했다. 이날 재판 중 드러난 조정 문서 중엔 '5400만원, 8600만원' 등의 액수가 적혀 있었다. 

조정을 거부한 원고들은 최근 검찰 수사 본격화에 맞춰 가습기 제조사들이 거액을 앞세워 사죄 의사를 밝힌 데 분노했다. 그간 힘없는 피해자들에게는 반응을 보이지 않더니 검찰과 언론이 나서자 사과하는 시늉을 하고 있어 진정성이 없다는 요점이다.

현재 검찰 수사는 가장 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다국적기업 옥시레킷벤키저를 겨냥하고 있다. 26일엔 문제의 살균제가 출시된 2001년 당시 대표이사 신현우(68)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