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 게이츠 회장은 "20년 뒤인 2035년에는 가난한 나라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CNBC 등 외신이 21일 전했다.
현재 MS에서 파트타임 회장직을 맡고 있는 게이츠 회장은 이날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가난을 막는 3가지 근거 없는 믿음'을 주제로 발간한 연례 보고서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더라도 전 세계의 빈민국이 거의 사라질 것이라고 낙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게이츠 회장이 제시한 3가지 근거 없는 믿음은 ▲빈민국은 계속 가난한 국가로 남게 될 것 ▲국가 원조는 낭비 ▲목숨을 구하는 것은 인구과잉을 불러올 것 등이다.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게이츠 회장이 아내 멜린다와 함께 설립한 자선단체로 현재 이들 부부가 공동회장을 맡고 있다.
게이츠 회장은 "빈곤국은 계속해서 빈곤한 상태로 있어야 할 만큼 불운하지 않다"며 "개발도상국으로 불리는 국가 중 일부는 이미 선진국으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들 국가들은 가장 발전적인 주변 국가를 보고 배울 것"이라며 "특히 백신, 양질의 씨앗, 디지털 혁명 등에서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25년 간 극빈층은 절반으로 줄어드는 등 전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나은 삶을 살고 있다"며 "사람들은 더욱 건강하게 오래 살고 있다. 아이들의 사망률은 급감했고, 원조를 필요로 하던 많은 국가들은 이젠 자급자족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의 이 같은 언급은 가난한 국가가 완전히 사라진다는 의미보다는 많은 나라가 중하위권 소득 국가로 발전한다는 말로 풀이된다.
세상이 더 나아진다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는 세계은행(WB), UN 등의 자료를 인용하며 "사람들은 매일 뉴스를 통해 부정적인 것들을 보게 된다"며 "이는 결국 비관적인 시각을 불러오고 있다"고 반박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 1990~2010년 극빈곤률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1981년 개발도상국에서의 극빈층(1.25달러의 생계비로 하루를 버티는 인구)은 52%에 달했지만 1990년엔 43%, 2010년엔 21%로 줄어들었다. 세계은행은 오는 2030년까지 극빈곤률을 3% 이하로 낮춘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한편 빌 게이츠 회장은 오는 24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에서 이번에 발표한 보고서와 관련된 연설을 할 예정이다.
[미디어펜 = 이병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