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16명이 숨진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부산의 한 대학축제 공연에서 비슷한 사고가 또 발생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채광창 위에서 공연을 보던 여대생 2명이 채광창이 부서지며 7m 아래 지하로 떨어져 다치는 아찔한 사고를 당했다.
16일 오후 10시 30분경 부산 남구 대연동 부경대 잔디광장 인근 환경해양관 건물 1층. 인기 걸그룹인 트와이스가 출연한 부경대 축제에는 무대가 세워진 잔디광장 주변으로 일찍부터 많은 이들이 몰렸다.
좋은 자리를 선점하지 못한 대학생 등 관람객들은 무대가 보이는 곳을 찾아 나섰다. 사고가 발생한 환경해양관 1층 채광창도 그중 하나였다. 건물 1층 창가에 설치된 높이 1.6m의 채광창 위에 올라서면 잔디광장 무대가 보여 일부 대학생이 그 위에 올라가 공연을 봤다.
사고는 공연이 끝난 뒤 발생했다. 채광창에서 내려오려던 박모(19)양 등 여대생 2명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채광창 플라스틱이 갑자기 부서지는 바람에 이들은 순식간에 7m 아래 지하로 떨어졌다. 박양 등은 머리와 어깨, 무릎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사고를 목격한 한 대학생은 "당시 채광창 위에서 10명 정도가 공연을 구경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추락 위험이 있는 채광창 주변에는 별다른 안전장치가 없었고 에어컨 실외기가 설치돼 있어 누구나 실외기를 밟고 채광창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구조였다.
당시 축제 주최 측이나 대학 관계자가 추락사고 위험이 있는 채광창 주변을 통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추락사고는 2014년 10월 환풍구에 올라가 공연을 보던 시민들이 추락해 16명이 숨진 경기도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 야외공연 참사와 판박이처럼 똑같았다.
판교 사고 이후 정부는 예상 관람객 1000명 이상의 공연에 대해 공연 7일 전에 주최 측이 대처계획을 신고하고 안전조치를 수립하는 공연법 시행령을 개정했지만 사고가 재발해 안전불감증이 여전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찰은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학교 관계자와 대학 축제 관계자를 상대로 공연 전 대처계획 수립 여부 등을 조사해 과실이 있으면 입건할 방침이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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